롯데·HD현대 통합법인 출범···NCC 110만톤 감축대산·여수 250만톤 감축, 정부 목표 68~93% 달성LG화학, 여수·대산 330만톤 보유···감축 규모 변수
국내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의 첫 통합법인이 출범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대산 석유화학단지 생산설비를 통합하고 대규모 감산을 추진하며 석화산업 재편이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올해 여수도 사업 재편 승인을 받은 가운데 국내 석화 재편의 마지막 키는 LG화학이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케미칼은 이날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H&L어드밴스드로 변경해 공식 출범했다. 정부가 추진해온 국내 석유화학산업 사업재편 과정에서 생산설비 통합을 목적으로 출범한 첫 통합법인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6월 대산 사업장을 물적분할해 롯데대산석화를 신설했다. 이후 HD현대케미칼이 이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통합 절차를 마무리했다. 통합법인의 지분은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50%씩 보유한다.
H&L어드밴스드는 정부가 승인한 사업재편 계획에 따라 향후 3년간 롯데케미칼 대산 나프타분해설비(NCC)의 에틸렌 생산능력 110만톤 규모의 가동을 중단한다. 수익성이 낮은 범용 제품 설비의 가동도 줄이고, 정유와 석화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다.
이번 통합은 국내 석화 구조조정의 첫 사례로서 의미가 크다. 관건은 NCC 생산능력을 감축한 이후 국내 석화 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느냐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성 낮은 범용 제품을 줄이고 실제 설비 감축과 원가 절감,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가 이번 사업 재편의 핵심이다.
대산에 이어 여수도 사업 재편 승인을 받으면서 국내 석화산업의 구조조정이 계획이 아니라 실행 단계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여수 1호 사업재편에는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 4개사가 참여해 에틸렌 생산능력 약 140만톤을 감축한다.
대산과 여수의 통합이 진행되면 국내 NCC 생산능력은 250만톤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제시한 국내 전체 NCC 감축 목표 270만~370만톤의 약 68~93%에 해당한다. 목표까지 남은 감축 범위는 최소 20만톤에서 최대 120만톤이다.
다음 주자로는 국내 석화 생산능력 1위인 LG화학이 거론된다. LG화학은 여수 2기와 대산 1기로 총 330만톤 규모의 NCC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일부 설비를 감축하더라도 전체 구조조정 목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향후 LG화학의 사업재편 규모에 따라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좌우될 수 있다.
LG화학의 핵심은 여수다. LG화학은 여수에서 약 200만톤 규모의 NCC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GS칼텍스도 약 90만톤 규모의 NCC를 운영하고 있다. 양사의 생산능력을 합치면 약 290만톤으로 여수산단 전체 에틸렌 생산능력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LG화학은 GS칼텍스와 여수 NCC 통합을 추진하며 사업재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말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협업 기반을 마련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설비를 감축하고 어떤 방식으로 통합할지를 놓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NCC에서 생산한 에틸렌을 자체 다운스트림 설비로 공급하고 있어 구조가 복잡하다. 설비에 연결된 다운스트림 사업과 원료 조달 체계, 통합 이후 생산 및 운영 방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GS칼텍스 역시 정유공장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를 NCC 원료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양사의 통합은 단순 설비 합병보다 복잡한 이해관계 조정이 필요하다.
합작법인 설립 방식도 변수다. GS칼텍스는 GS에너지와 미국 셰브런이 각각 지분 50%를 보유한 합작사인 만큼 통합법인 설립 과정에서 지분 구조와 투자 부담 등을 함께 조율해야 한다. 여기에 지주회사 규제 등 제도적 문제까지 얽혀 있어 사업재편 논의가 대산이나 여수 1호보다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은 최근 실적설명회에서 연내 사업재편을 최종 승인받고 GS칼텍스와 협업 모델을 마련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세부 내용을 놓고 협의 중으로, 구체적인 사업 재편안이 아직 확정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음을 시사했다.
올해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핵심은 기업 간 사업재편 합의 자체보다 실제 생산능력을 줄이고, 감축 이후 남은 설비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대산 1호가 첫발을 뗀 뒤 여수 1호가 그 흐름을 이어받았다. 이제 남은 변수는 LG화학이다. LG화학이 여수와 대산에서 NCC 감축을 통해 원가 절감과 고부가 제품 전환을 얼마나 이뤄낼지가 향후 국내 석화 구조조정의 실효성을 가르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산과 여수에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석화업계도 생산능력을 줄이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대형 사업자들의 추가 감축과 감축 이후 경쟁력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zero10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