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치료제 옥서베이트 대비 투약 편의성 강조희귀 안과질환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 제시할까
HLB테라퓨틱스가 신경영양성각막염(NK) 치료제 'RGN-259'의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치면서 사실상 단일 치료제가 형성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존 치료제보다 짧은 투약 기간과 보관 편의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앞선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전력이 있다. 오는 11월 공개될 임상 결과가 RGN-259의 시장 진입 가능성을 가를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HLB테라퓨틱스의 미국 자회사 리젠트리(ReGenTree)는 RGN-259의 글로벌 임상 3상(SEER-2)을 마치고 데이터 수집과 클리닝, 통계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은 미국 41개 병원과 이탈리아·스페인·폴란드 등 유럽 3개국 9개 병원 등 총 50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됐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 제시한 톱라인 제출 시점은 오는 11월 중순이다.
이번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NK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NK는 각막 신경 손상으로 각막 감각과 자연적인 치유 능력이 떨어지는 희귀 퇴행성 안질환이다. 질환이 진행되면 각막 상피 결손과 궤양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각막 천공이나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NK 치료제는 이탈리아 제약사 돔페(Dompé)의 '옥서베이트(Oxervate)'가 유일하다. 2018년 FDA 허가를 받은 옥서베이트는 신경성장인자(NGF)를 이용해 각막 치유를 유도하는 점안제다.
다만 높은 가격과 투약 부담이 있다. 옥서베이트의 한 달 약값은 약 5만4000달러(약 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주 동안 냉장보관 상태에서 하루 6회 투여해야 하며 투약 과정에서 별도의 준비 과정도 필요하다.
RGN-259가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면 옥서베이트가 유일한 허가 치료제로 자리 잡은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가 생길 가능성이 열린다. RGN-259는 재생 촉진 단백질인 티모신베타4(Thymosin β4)를 주성분으로 하는 점안제로, 각막 상처 치유와 신경 재생 등을 촉진하는 기전으로 개발되고 있다.
기존 치료제와 비교하면 투약 기간과 횟수에서 차이가 있다. RGN-259는 4주 동안 하루 5회 점안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어 옥서베이트보다 치료 기간이 짧고 하루 투약 횟수도 적다. 상온 보관이 가능한 것도 차이점이다. 계획한 용법대로 허가될 경우 기존 치료제보다 환자의 투약과 보관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유효성이다. RGN-259는 앞서 지난해 유럽에서 진행한 임상 3상(SEER-3)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RGN-259 투약군에서 다수의 완치 환자가 확인됐지만 위약군에서도 예상보다 높은 완치율이 나타나면서 4주 후 투약군과 위약군의 완치율 차이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HLB테라퓨틱스는 이후 SEER-2에서 환자 선별과 임상 운영 방식을 보완했다. 등록 전 스크리닝을 강화해 임상에 적합한 환자를 선별하고 임상기관 교육과 모니터링을 확대했다. 미국과 유럽 의료기관 간 진단·평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차를 줄이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RGN-259는 당초 안구건조증과 NK 치료제로 개발돼 왔다. HLB테라퓨틱스는 현재 NK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옥서베이트가 2018년 허가 이후 먼저 시장을 형성한 만큼 RGN-259가 후발주자로 자리 잡으려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뒤 투약 편의성과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옥서베이트의 높은 약값을 고려하면 향후 RGN-259의 가격도 시장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아직 허가 전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가격을 언급하기는 이르다는 회사 측 입장이다.
HLB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아직 승인을 받기 전이고 가격 책정도 되지 않아 가격 경쟁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RGN-259는 치료 기간과 투약 횟수가 기존 치료제보다 적어 치료받는 환자의 편의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승인된 치료제가 하나밖에 없는 만큼 임상이 잘 마무리되면 RGN-259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안다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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