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러다 지옥문 열릴라"...美 10년물 국채금리 5% 넘으면 벌어질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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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지옥문 열릴라"...美 10년물 국채금리 5% 넘으면 벌어질 일

등록 2026.09.02 16:45

이윤구

  기자

그래픽=홍연택 기자(제미나이 활용)그래픽=홍연택 기자(제미나이 활용)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연 5%를 향해 빠르게 치솟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8bp(1bp=0.01%포인트) 오른 연 4.79%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4.8%에 근접해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의 재정적자, 국채 공급 부담이 겹치면서 장기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단순히 채권금리 숫자가 아니다. 세계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이 5%를 넘어설 경우 주식·채권·부동산·기업금융까지 동시에 압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 10년물 금리 5% 돌파···주식시장에 직접적 충격

미국 10년물 금리가 5%를 넘으면 가장 즉각적인 충격은 주식시장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국채금리가 높아질수록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높아지는 데다, 주식의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되는 할인율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주와 성장주처럼 현재 이익보다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된 종목일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실제 최근 국채금리 상승 국면에서도 높은 금리에 민감한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5% 돌파=증시 폭락'으로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경제성장이 강해져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경우와 재정·인플레이션 불안으로 투자자들이 국채를 투매하면서 금리가 오르는 경우는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회사채·대출금리도 줄줄이 오른다

10년물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상승한다. 미국 국채금리가 회사채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국채금리에 신용위험을 반영한 가산금리까지 붙기 때문에 조달금리가 더 크게 뛸 수 있다. 기업들이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기존보다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한다면 이자비용이 늘고 투자와 고용을 줄일 가능성도 커진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차입 수요까지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채와 회사채 발행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한정된 자금을 놓고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주택시장에는 '금리 직격탄'

주택시장도 비상이 걸릴 수 있다.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상승 압력을 받는다. 실제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모기지 금리와 자동차 대출 등 가계의 차입 비용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같은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대출 규모가 줄어든다. 주택 구매력이 떨어지면 거래량이 감소하고 주택 건설과 관련 소비까지 위축될 수 있다. 특히 주택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까지 급등하면 미국 소비의 버팀목인 가계의 재무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채권 가격 하락···장기채 보유 금융사 부담 가중

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은행과 보험사, 연기금 등 장기채를 많이 보유한 금융기관에는 부담이다.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가격 하락이 곧바로 확정손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금융기관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채권을 매각해야 한다면 평가손실이 실제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

특히 금리 상승과 함께 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가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의 동반 약세가 나타나면서 이 같은 위험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달러 쏠림에 원화 약세 심화···한은 통화정책에 부담

미국 10년물 금리가 5%를 넘으면 한국 금융시장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 국채금리가 올라가면 달러 자산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커지고 신흥국으로 향하던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경우 국내 물가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내 채권금리가 동반 상승하면 기업과 가계의 조달비용이 높아지고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흐름과 성장주 밸류에이션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5%' 자체보다 무서운 것은 속도와 이유

다만 미국 10년물 5%가 곧바로 금융위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미국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선 사례가 있었고, 금리 수준만으로 위기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시장 전문가들이 더 주목하는 것은 금리가 왜 5%까지 올랐느냐는 점이다. 경제가 견조하게 성장하면서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라면 금융시장이 이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 반면 물가 상승과 재정적자, 국채 공급 확대에 대한 불안이 동시에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에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재 시장에서도 미국 10년물 금리 상승 배경으로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 부담, 국채 발행 확대가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중동발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물가와 금리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상태다.

'5%' 넘어가면 진짜 봐야 할 것은

결국 5%라는 숫자 하나보다 이후 나타나는 시장 반응이 중요하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5%를 돌파한 뒤에도 회사채 스프레드와 금융기관의 유동성이 안정적이라면 시장은 높은 금리를 소화할 수 있다. 반대로 국채금리 급등과 함께 주가 하락, 회사채 스프레드 확대, 주택시장 위축, 달러 강세, 금융기관의 유동성 문제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금융시장 불안은 훨씬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이 5%를 '심리적 경계선'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5%가 지옥문을 여는 마법의 숫자는 아니지만, 그 선을 넘어선 뒤 시장의 여러 균열이 동시에 나타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할 신호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 10년물 금리는 이미 4.8% 안팎까지 올라와 있다. 5%까지 남은 거리는 불과 0.2%포인트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5%를 넘느냐'에서 '5%를 넘은 뒤에도 버틸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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