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석화 구조조정 닻 올렸지만···110만t 감산 '안갯속'

산업 에너지·화학

석화 구조조정 닻 올렸지만···110만t 감산 '안갯속'

등록 2026.09.02 16:47

이승용

  기자

HD현대오뱅·롯데케미칼 50대50 통합법인 출범NCC 중단 시점·후속설비 감축 대상은 미공개대산 재편 성패, 여수·울산 구조조정 '선례로'

롯데케미칼 대산 서산 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롯데케미칼 대산 서산 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 1호인 H&L어드밴스드가 출범했다. 하지만 110만톤(t) 규모 나프타븐해시설(NCC)을 언제 멈출지, 생산시설과 인력을 어떻게 줄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법인 통합을 실제 감산으로 이어가는 일이 첫 과제로 남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케미칼은 전날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한 뒤 사명을 H&L어드밴스드로 변경했다.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기존 60대40이던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지분율은 50대50으로 조정됐다. H&L어드밴스드는 1일부터 통합 운영을 시작했으며 오는 4일 공식 출범식을 연다.

통합법인의 첫 과제는 법인 결합을 실제 감산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H&L어드밴스드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롯데 대산공장 110만t과 기존 HD현대케미칼 85만t을 합쳐 연간 195만t이다. 이 가운데 롯데 측 NCC를 멈추면 생산능력은 56% 줄어든다. 대신 남는 85만t 규모 설비의 가동률을 기존 80% 수준에서 100%까지 높인다는 구상이다. 다만 연도별 감산 물량과 설비 중단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산 NCC를 멈추려면 이곳에서 생산한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원료로 사용하는 후속 설비의 운영계획도 함께 조정해야 한다. 롯데 대산 NCC는 에틸렌 110만t과 프로필렌 55만t, 부타디엔 19만t을 생산한다. 대산공장의 생산능력은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13만t, 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LLDPE) 29만t, 폴리프로필렌(PP) 50만t, 에틸렌글리콜(EG) 73만t 등이다. 정부 승인안에는 중복되거나 적자가 나는 후속 설비도 줄인다는 계획이 담겼지만 구체적인 대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처럼 감산 대상과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사업재편이 계획대로 속도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감산이 지연될 경우 양측의 중복 설비를 함께 운영하는 기간이 길어져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도 늦어질 수 있다.

설비·인력 조정이 늦어질수록 중복 설비와 조직을 유지하는 비용도 늘어난다. H&L어드밴스드가 승계한 롯데대산석화의 채무가 약 1조83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사업재편 지연은 통합법인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채권단도 최대 1조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기존 대출 가운데 최대 1조원을 영구채로 전환할 계획이다. 신규 자금은 설비 통합과 고부가 제품 전환, 운영자금 등에 투입된다. 다만 자금 지원을 받더라도 설비 감축과 가동률 상승이 뒤따르지 않으면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대산의 설비·인력 조정이 차질 없이 이뤄져야 여수와 울산의 후속 사업재편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법인 통합은 마무리됐지만 실제 감산을 위해서는 NCC 중단 일정과 후속 설비, 인력 운영 방안을 함께 확정해야 한다"며 "대산이 사업재편 1호인 만큼 이행이 늦어지면 여수와 울산의 후속 재편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