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경쟁사 텃밭 뺏는 KB증권···대형기금 이어 퇴직연금까지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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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텃밭 뺏는 KB증권···대형기금 이어 퇴직연금까지 넘본다

등록 2026.09.04 08:06

수정 2026.09.04 08:37

문혜진

  기자

대형 OCIO 잇단 수주···장기자금 기반 확대2분기 순익 격차 386억원···NH 바짝 추격연금 조직 기능별 재편···법인영업·자산관리 강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KB증권이 경쟁사에서 맡아온 대형 공공기금을 잇달아 가져오며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성과보상기금에 이어 14조원 규모 주택도시기금까지 확보하면서 NH투자증권의 자리를 빠르게 파고드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퇴직연금 조직까지 다시 짜면서 장기자금 시장에서도 양사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기존 연금본부를 연금사업그룹으로 격상했다. 지난 8월에는 개인과 법인 등 고객별로 나눴던 조직도 기능별로 다시 손봤다. 연금사업을 키우기 위해 1년도 채 되지 않아 두 차례 조직개편에 나선 셈이다.

연금1본부는 사업전략과 플랫폼을 총괄하고 연금2본부는 법인 퇴직연금 영업과 솔루션을 담당한다. 송상은 연금사업그룹장이 연금1본부장을 겸직하고 임종빈 상무가 연금2본부장을 맡았다. 법인 퇴직연금 영업을 별도 본부에 맡기면서 법인 고객 확보에 힘을 실었다.

인사도 영업 경험이 있는 인물을 전면에 배치했다. 임 본부장은 청주지점과 대전PB센터 등 영업 현장을 거친 프라이빗뱅커(PB) 출신이다. 기업금융 업무를 담당했던 정세화 상무보는 연금2본부 산하 법인연금영업부장을 맡았다.

KB증권은 연금 조직을 손보기 전부터 대형 기관자금 운용에서 성과를 내왔다. 2024년 1조1000억원 규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성과보상기금 운용기관에 선정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약 14조원 규모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기관 선정 평가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두 사업의 기존 증권사 운용기관은 모두 NH투자증권이었다. NH투자증권이 맡아온 대형 공공기금을 잇달아 확보한 KB증권은 이를 발판으로 민간기업과 퇴직연금 기금까지 OCIO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B증권은 실적에서도 NH투자증권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올해 2분기 순이익은 45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6% 증가해 NH투자증권(4894억원)을 386억원 차이로 따라붙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KB증권이 8010억원, NH투자증권이 965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퇴직연금에서는 미래에셋·삼성증권 등 선두권 사업자와의 격차를 좁히는 게 과제로 꼽힌다. KB증권은 대형 공공기금 운용 경험을 앞세워 법인 퇴직연금 영업과 자산관리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OCIO에서 거둔 성과를 토대로 퇴직연금 사업에서도 입지를 넓힌다는 목표다.

KB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KB M-able(마블)'의 'My 연금'을 통해 상장지수펀드(ETF) 적립식 매수와 디폴트옵션 등 연금 투자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전문인력인 '연금마스터(PB)'를 통한 상담과 사후관리도 확대한다.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는 퇴직연금 영업과 제도 컨설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은 단순한 적립금 확대보다 고객의 자산 운용과 관리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법인영업과 제도 컨설팅, 디지털 플랫폼과 전문 상담을 결합해 연금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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