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말 기준 2.2조원 현금 보유···유증 미진행시 시재 부족 예상"증자 비율 5% 제한···기존 주주 신주인수권으로 주주 부담 줄여"대주주 삼성물산·삼성전자 참여 여부 미확정···이사회 거쳐 결정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둘러싼 주주 불만 수습에 나섰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고 기존에 안내했던 자금조달 방식 변경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직접 배경 설명에 나선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일 개인주주 대상 유상증자 설명회를 열고 "이번 유상증자는 영업실적 악화나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며 "중장기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경영 판단"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8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3조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발행 예정 주식은 227만주로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4.9%에 해당한다. 예정 발행가는 할인율 15%를 적용한 주당 132만2000원이다.
조달금 가운데 2조7062억원은 스위스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사용한다. 나머지 2948억원은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내 6공장 건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발표 당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78% 하락한 148만6000원에 마감했다.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현금창출력을 갖춘 회사가 차입 대신 주주 부담이 발생하는 유상증자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약 2조2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유상증자를 진행하지 않으면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예정된 투자를 집행한 뒤 연말 기준 약 5000억원의 시재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는 2034년까지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비롯해 6·7공장 건설, 제3바이오캠퍼스 조성, 미국 생산시설 증설 등에 총 15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 집행이 전반기에 집중돼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유입되는 시점과 실제 투자금이 나가는 시점 사이의 차이를 해소하려면 선제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차입 부담도 유상증자를 택한 배경으로 제시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조원을 전액 차입하면 부채비율이 현재 50%대 초반에서 80%대 후반으로 상승하고, 한 자릿수인 차입금의존도도 20%대 중반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채 시장의 금리 상승과 향후 차환 부담 등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차입보다 유상증자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상증자 이후에도 2029년까지 추가 차입을 활용할 계획이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이번 유상증자는 차입 여력의 유무에 따른 선택이 아니고,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인 경영 판단의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 7월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 발표 당시 '보유자금 및 차입금'으로 안내했던 조달 방식을 한 달여 만에 유상증자로 변경한 데 대한 설명도 나왔다.
유 부사장은 "차입을 통한 인수대금 조달도 검토했지만, 2034년까지 이어지는 투자계획과 예상 시재, 금리 및 차입환경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결과 자본 조달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회사는 증자 비율을 약 5%로 제한하고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주는 방식으로 주주 부담을 줄였다는 입장이다. 신규 발행 주식의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나머지 80%는 기존 주주에게 배정된다. 구주주 1주당 신주 배정 비율은 약 0.03927주다.
이에 26주 미만을 보유한 주주는 신주를 배정받지 못한다. 다만 이들 주주가 청약을 원할 경우 다음 달 26일부터 30일까지 신주인수권증서를 별도로 매수해 구주주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08%와 31.22%를 각각 보유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청약 참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양사는 각사 이사회를 거쳐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 부사장은 "이번 유상증자로 주주들에게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경영진도 그 무게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확보한 자금을 신중하고 책임 있게 집행해 매출과 이익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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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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