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목표가 조정 997건 중 608건 하향4월 20.3%였던 하향 비중 7월 66.8%로 급증투자의견은 상향 21건·하향 20건으로 팽팽
국내 증시가 지난 7월 급락 이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증권사들도 상장사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증권사가 발간한 목표주가 조정 리포트 중 절반 이상이 하향 리포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가 하향의 4배 가까이 많았지만 7월을 기점으로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 상반기 급등 과정에서 높아진 실적과 밸류에이션 기대치가 7월 증시 급락을 거치며 재조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정 리포트 10건 중 6건 목표가 낮췄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증권사가 발간한 리포트 가운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보고서는 총 60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목표주가가 조정된 총 997건의 리포트 가운데 61%의 비중이다. 같은 기간 목표주가를 상향한 리포트는 389건이었다.
증권가의 눈높이는 지난 7월부터 급격히 낮아졌다. 7월 한 달간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는 827건으로 상향 리포트 411건의 두 배를 웃돌았다. 전체 목표주가 조정 리포트 가운데 하향 비중도 66.8%에 달했다.
7월 급락 이후 국내 증시가 반등에 나섰음에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7월 1일 8303.41에서 같은 달 31일 6595.45로 20.6% 하락했다. 코스닥 역시 같은 기간 929.35에서 719.76으로 22.6% 떨어졌다.
이후 지난달 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코스피는 6257.45에서 6579.48로 5.1% 반등했고 코스닥도 737.35에서 790.21로 7.2% 올랐다. 다만 코스피는 지난 7월 말부터 이달 3일까지 6000선에 머물며 7월 초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목표주가를 큰 폭으로 낮춘 사례도 나타났다. 신영증권은 지난 3일 바이넥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70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70.3% 낮췄다. 메리츠증권도 같은 날 코리아써키트의 목표주가를 17만원에서 9만원으로 47.1% 하향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2일 넷마블의 목표주가를 8만5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47.1% 낮췄고 카카오의 목표주가 역시 7만5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40.0% 내렸다.
상향 80% 육박했던 4월···7월부터 분위기 반전
불과 넉 달 전까지만 해도 증권가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지난 4월 한 달간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한 리포트는 1076건으로 하향 리포트 274건보다 3.9배 많았다. 목표주가가 조정된 총 1350건 가운데 상향 비중은 79.7%, 하향 비중은 20.3%였다.
당시 코스피는 4월 1일 5478.70에서 같은 달 30일 6598.87로 20.4% 상승했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1116.18에서 1192.35로 6.8% 올랐다.
5월에도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가 1004건, 하향은 249건으로 상향이 4배 넘게 많았다. 6월에도 상향 289건, 하향 132건으로 상향 우위가 이어졌지만 격차는 점차 줄었다.
흐름은 7월 들어 반전됐다.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827건으로 상향 411건을 처음 크게 앞질렀고 최근 한 달에도 하향 우위가 계속됐다. 목표주가 하향 비중은 4월 20.3%에서 6월 31.4%, 7월 66.8%로 급격히 높아졌고 최근 한 달에도 61.0%를 기록했다.
가격 눈높이는 낮췄지만 '매수' 판단은 유지
반면 투자의견은 목표주가만큼 빠르게 낮아지지 않았다. 최근 한 달 투자의견 상향 리포트는 21건, 하향 리포트는 20건으로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4월에도 상향 32건, 하향 20건으로 상향이 더 많았다.
특히 7월에는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상향의 두 배를 넘어섰지만 투자의견은 오히려 상향 63건, 하향 8건으로 상향 우위가 두드러졌다. 증권사들이 기업가치 산정에 적용하는 목표가격은 낮추면서도 기존의 매수 등 긍정적인 투자의견 자체는 상대적으로 유지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목표주가 하향이 늘어난 배경으로 증시 조정에 따른 밸류에이션 하락과 기업 실적 전망치 변화를 꼽는다. 목표주가 산정에 상대가치평가를 활용할 경우 비교 대상인 글로벌 동종업체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면 적용하는 이익배수도 함께 내려갈 수 있어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대 밸류에이션의 경우 글로벌 동종업체의 평균 밸류에이션을 기준으로 목표주가를 산정하는데 시장이 하락하면서 비교기업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낮아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실적 추정치가 바뀌거나 중장기 이익 가시성이 달라질 경우에도 목표주가는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의견 하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배경에는 국내 리서치 업계의 구조적 특성도 있다는 평가다. 개별 기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기업 탐방과 자료 확보 등을 위해 해당 기업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만큼 부정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데 현실적인 부담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서치는 기업과의 네트워크와 관계가 중요하고 애널리스트 역시 기업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국내 증권사가 매도 의견을 내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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