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브로드컴이 증명한 AI 수요···삼전·닉스 주가는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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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이 증명한 AI 수요···삼전·닉스 주가는 '엇박자'

등록 2026.09.03 16:17

김호겸

  기자

커스텀 AI칩 수요 확대···HBM 수혜 기대 여전삼전·닉스, 브로드컴과 메모리·AI 협력 강화높아진 실적 눈높이·대외 변수에 이틀째 약세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브로드컴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빅테크의 맞춤형 AI 가속기 투자가 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수요처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어서다. 다만 브로드컴의 호실적에도 주가가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높아진 실적 눈높이와 대외 변수를 넘어설 추가 동력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브로드컴은 올해 3분기 매출 295억91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규모로 시장 예상치인 약 293억6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3.32달러로 시장 전망치 3.24달러를 넘어섰다.

브로드컴의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AI 반도체 부문이다. 3분기 AI 반도체 매출은 16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 급증했고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54% 늘었다. 브로드컴은 4분기 AI 반도체 매출이 217억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빅테크의 자체 AI 칩 투자가 늘면서 맞춤형 AI 가속기와 네트워킹 제품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집중됐던 AI 반도체 투자가 맞춤형 AI 칩으로 확대되면서 HBM을 비롯한 메모리 수요처도 넓어지는 추세다.

커스텀 AI칩 확산···HBM 수요처 넓어진다


브로드컴의 AI 반도체 사업 확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맞춤형 AI 칩 출하가 늘어나면 HBM을 비롯한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수요도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브로드컴과 AI 반도체 관련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브로드컴과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2030년까지 메모리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2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메모리뿐 아니라 첨단 공정과 패키징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

SK하이닉스도 브로드컴과 HBM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월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중장기 메모리 수급과 차세대 AI 칩 설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하이닉스는 브로드컴의 주요 글로벌 고객 프로젝트에 HBM을 공급하는 한편 차세대 AI 칩 설계 단계부터 자사 메모리 기술을 반영하는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브로드컴의 호실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등 기대를 높였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0.20%) 내린 25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1만7000원(1.05%) 하락한 159만6000원에 마감했다. 전날 각각 4.02%, 4.73%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두 종목은 장 초반 나란히 상승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25만5000원까지 올랐다가 24만30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164만9000원까지 상승한 뒤 155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호실적에도 주가는 하락···높아진 눈높이 '부담'


브로드컴 역시 호실적만으로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회사가 제시한 4분기 전체 매출 전망치는 약 348억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350억3000만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이에 브로드컴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하락했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대외 변수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재고조와 국제유가·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AI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만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금리와 환율 등 증시를 둘러싼 변수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브로드컴의 실적은 글로벌 AI 투자와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매우 견조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메모리와 HBM 수요에 대한 우려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교수는 "브로드컴의 호실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즉각적인 반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과 AI 반도체 호황이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HBM 가격과 공급량, AI용 메모리 수요와 내년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치를 얼마나 뛰어넘느냐가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브로드컴의 AI 반도체 사업 호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 모두에 영업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라면서도 "현재 주식시장은 개별 기업의 실적뿐 아니라 금리와 환율 등 대외 변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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