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 관심은 '승계 공정성'···물밑서 벌어진 KB 새 회장 '명분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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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관심은 '승계 공정성'···물밑서 벌어진 KB 새 회장 '명분 싸움'

등록 2026.09.08 14:47

문성주

  기자

최종면접 사흘 앞···실적·주주환원 앞세운 양종희 우세당국 승계 공정성 요구 속 후보 비교·선정 사유 주목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KB금융 차기 회장 최종면접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내놓을 후보 선정 명분에 관심이 쏠린다.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을 앞세운 양종희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회추위가 경영 연속성과 금융당국이 강조해온 승계 공정성을 어떤 근거로 함께 설명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8일 KB금융에 따르면 회추위는 오는 11일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양 회장, 이재근 KB금융 글로벌·WM·SME부문장을 대상으로 2차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다. 투표로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한 뒤 자격 검증을 거쳐 10월 2일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 11월 임시주주총회로 이어지는 절차를 밟는다.

양 회장을 다시 선택할 가장 분명한 근거는 경영 성과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3조88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3.1% 증가한 규모로, 비은행 실적 기여도도 44% 수준까지 높아졌다. 회사가 예상한 올해 총 주주환원 규모는 약 3조7000억원이다. 수익 다변화와 주주가치 제고의 성과가 경영 연속성을 택할 명분이 될 수 있다.

회추위의 부담은 좋은 실적을 연임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과 현직에 유리한 승계라는 시선을 해소하는 일이 별개라는 데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지배구조 선진화 TF를 출범시키며 이사회 독립성과 CEO 선임의 공정성·투명성 제고를 과제로 제시했다. 현직 회장과 다른 후보를 실질적으로 비교했는지까지 설명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런 당국의 기조는 KB가 선임 절차를 시작할 때부터 의식한 사안이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지난 6월 "현재 금융당국 주도로 진행 중인 금융권 지배구조 선진화 차원에서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영승계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임의 성과 논리와 함께 절차에 대한 신뢰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KB는 전체 평가기간을 3개월 이상으로 늘리고 숏리스트 후보의 인터뷰 준비기간을 약 2개월로 확대했다. 외부 후보에 대한 내부정보 제공과 인터뷰 시간 확대 기준을 유지하면서 회추위원과 외부 후보 간 사전 간담회도 신설했다. 내부 사정에 밝은 현직과 외부 후보의 출발선 차이를 줄이려는 장치다.

마지막 면접에서는 과거의 성적표를 다음 임기의 경쟁력과 연결하는 설명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KB는 지난 7월 경영진 워크숍에서 2027~2029년 중장기 경영전략 방향을 논의했다. 자산관리와 연금, 중소법인, 기업투자금융, 보험, 인공지능 전환 등을 다뤘다. 양 회장이 이 전략을 이어갈 적임자라는 판단이 내려진다면 기존 성과에 미래 실행력을 더한 연임 논리가 된다.

경쟁 후보의 존재는 이 논리를 검증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이재근 부문장은 KB국민은행장 경험과 글로벌·WM·SME 사업에 대한 이해를, 권광석 전 행장은 외부 시각과 은행 경영 경험을 갖췄다. 회추위가 양 회장을 택할 경우 두 후보가 제시한 변화의 가능성보다 현 체제의 전략을 이어가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이유가 핵심이 된다.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도 성과 평가에서 빠뜨리기 어려운 대목이다. 금융위는 지난 5월 홍콩 H지수 ELS 검사 결과 조치안의 사실관계와 법리 보완을 금감원에 요청했다. 이 사안이 양 회장의 개인 책임이나 후보 자격 문제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이익 확대와 별도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유사한 문제를 막을 역량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연임의 설득력을 좌우할 수 있다.

이번 선택은 지배구조 개선 요구 속에서 경영 성과와 승계 공정성을 어떤 기준으로 함께 평가할지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양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 속에서도 회추위가 내놓을 선정 사유가 중요한 이유다. 회추위가 양 회장을 다시 추천한다면 지난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어떤 논리로 연결할지에 금융권의 시선이 모일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역대급 실적과 주주환원 성과만으로도 연임 명분은 충분하지만, 금융당국이 지배구조의 공정성을 엄격히 따져 묻는 시점"이라며 "회추위가 외부 후보들과의 절차적 평등을 어떻게 입증하고, 현직의 프리미엄을 넘어선 선임 기준을 제시하느냐가 이번 면접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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