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6척의 KDDX, 근거는 충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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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척의 KDDX, 근거는 충분했나

등록 2026.09.08 17:19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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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구축함(KDDX) 초도함 사업자 선정이 끝났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오랜 수주전도 일단락됐다. 그런데 정작 남은 질문이 있다. KDDX는 왜 6척이어야 하는가.

KDDX 6척 건조 계획은 2011년 처음 정해졌다. 선도함 인도 목표는 2032년으로 소요를 정한 뒤 첫 함정이 나오기까지 20년 넘게 걸리는 사업이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고도화됐고 무인체계가 전장의 변수로 떠올랐다. 세종대왕급과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 6척도 전력화된다. 해군 전력의 모습 자체가 2011년과 달라진다.

물론 6척에는 이유가 있다. 해군은 이지스구축함 6척,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6척, KDDX 6척을 3개 기동전대에 배치하는 '6·6·6' 구상을 세웠다. 각 기동전대에 세 종류의 구축함을 2척씩 두는 방식이다.

하지만 20년 전의 편제가 지금도 최적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KDDX의 방공·대잠·타격 임무가 기존 이지스함과 어떻게 나뉘는지, 무인체계의 발전이 구축함 전력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과 2011년에 정한 6척을 그대로 채워야 한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숫자 하나가 바뀌면 예산도 달라진다. 함정 한 척이 늘어날 때마다 조선·방산업체에는 수천억원대 일감이 생긴다. 방산 경쟁력과 수출 기반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군의 전력 소요는 산업적 필요보다 작전상 필요가 먼저여야 한다. 6척이 필요하다면 왜 필요한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사업자 선정 과정도 마찬가지다.

KDDX는 대우조선해양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맡았다. 그동안 함정 사업에서는 설계 연속성과 납기 등을 고려해 기본설계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맡는 경우가 많았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은 엄중했다. 유죄 판결이 내려졌고 보안감점도 적용됐다. 이후 군사기밀 유출 업체와의 수의계약 문제도 제기됐다.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결국 수의계약 대신 지명경쟁 방식을 택했다.

여기서 따져야 할 것은 특정 업체에 유리했느냐는 추측이 아니다. 왜 사업 방식이 바뀌었는지, 어떤 법적·절차적 기준과 사업상 필요성을 검토했는지가 핵심이다.

최종 평가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기술능력 점수에서 앞섰지만 보안감점 1.2점이 반영되면서 한화오션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결과는 나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결과에 대한 공방보다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일이다.

소요를 왜 6척으로 정했는지, 왜 이 사업 방식을 택했는지, 왜 해당 업체가 선정됐는지. 수조원대 국책 방위사업이라면 이 같은 질문에 명확한 답이 있어야 한다.

국방사업이라고 해서 검증의 예외가 될 수는 없다.

KDDX 6척이 꼭 필요한 전력이라면 정부와 군이 그 근거를 밝히면 된다. 기업의 이해관계도, 기존 관행도, 정책적 판단도 그다음이다.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일수록 '왜'에 답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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