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감소, 현금흐름 악화자동화·글로벌 확장 위한 투자 지속국내 사업 수익성 회복이 열쇠
CJ대한통운이 물동량과 매출을 늘리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본업에서 창출하는 현금은 오히려 줄었다. 물류 인프라와 자동화 등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투자 후 남는 잉여현금흐름(FCF)도 급감했다. 외형 확대를 위해 투입한 자금이 실제 이익과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성장 전략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44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503억원보다 30.1%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영업 과정에서 실제로 유입되고 유출된 현금을 보여주는 지표다.
외형은 커졌다. 택배·이커머스 중심의 O-NE와 계약물류(CL) 사업 물동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40% 증가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9.2% 늘어난 6조594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937억원으로 3.5% 줄었다.
물동량과 매출이 늘었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했다. 사업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부담과 일부 사업의 수익성 저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CJ대한통운은 서비스 경쟁력 확보와 생산성 개선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금흐름을 보면 투자 부담은 더 뚜렷하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024억원이었다. 전년 6062억원보다 약 3000억원 늘었다. 영업 과정에서 창출한 현금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투자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액은 5740억원으로 전년 1933억원보다 약 3배 증가했다. 무형자산 취득액도 360억원에 달했다. 유형·무형자산 취득에 투입한 돈만 약 6100억원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형·무형자산 취득액을 차감해 단순 계산한 FCF는 지난해 약 2924억원이었다. 2024년 약 3667억원보다 20%가량 줄었다. 본업에서 창출한 현금은 늘었지만 투자 이후 남는 현금은 감소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더 나빠졌다.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447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유형자산 취득에 2170억원, 무형자산 취득에 106억원을 썼다. 자산 취득에 들어간 돈만 2276억원이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의 대부분이 투자에 투입된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상반기 FCF는 약 171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1436억원과 비교하면 88% 감소했다.
CJ대한통운이 투자를 줄이기 어려운 이유도 분명하다. 국내 물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하려면 물류 인프라와 자동화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택배 멀티포인트(MP) 설비와 물류센터 구축 등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물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도 투입했다.
글로벌 사업에도 돈을 넣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미국 중서부 엘우드 물류센터 운영을 시작하며 북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동부 뉴저지 시커커스센터를 가동했다. 주요 물류 권역을 연결해 북미 전역으로 물류망을 넓히는 전략이다. 인도 등 전략 국가에서도 현지 사업 확대와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투자 성과는 국내와 글로벌 사업에서 엇갈리고 있다.
국내 사업은 물동량과 매출이 늘었지만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반면 미국 사업은 외형 성장과 이익 증가가 함께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미국법인 매출은 64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989억원보다 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40.3% 늘었다. 인도법인 역시 성장세를 이어갔다.
관건은 투자 회수 속도다. 지금까지는 물류 인프라와 자동화 등에 돈을 넣어 물동량과 매출을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앞으로는 이 투자가 영업이익과 현금창출력 증가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특히 올해처럼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감소하고 투자 이후 남는 현금까지 급감한 상황에서는 투자 효율성을 입증해야 한다. 국내 사업에서 나타나는 투자와 수익성 사이의 시차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중요하다. 미국 사업처럼 외형 확대가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를 다른 사업으로 확산시키는 것도 과제다.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가 하반기 경영 방향으로 '성장의 질'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에서는 신규 물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글로벌에서는 미국·인도 등 전략 국가를 중심으로 고객과 네트워크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CJ대한통운의 성장 전략은 이제 '얼마나 많이 투자하느냐'보다 '투자한 돈을 얼마나 빨리 이익과 현금으로 돌려받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외형 성장을 넘어 이익과 현금창출력까지 개선해야 추가 투자를 뒷받침할 여력도 확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 성장에 이어 성장의 질을 입증하려면 투자 이후 영업이익과 현금창출력이 함께 개선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존 성장 투자를 실제 수익과 현금 확보로 연결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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