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카카오 디스카운트' 없앤다더니···인적분할에도 주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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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디스카운트' 없앤다더니···인적분할에도 주가 제자리

등록 2026.09.09 07:09

정단비

  기자

분할 발표 전보다 주가 8.5%↓···시장 반응 '미지근'AI 수익화 불확실성·지주사 할인 우려 여전카카오AI·X, 결국 '실제 성과'로 가치 증명해야

사진=카카오 제공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한 지 3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정작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카카오는 발표 당시 인적분할의 이유 중 하나로 기업가치 재평가를 꼽았지만 아직 시장에는 반영되지 못한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앞서 카카오AI와 카카오X에 대해 제시한 청사진을 실제 성과로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는 3만5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카카오가 인적분할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달 20일 종가(3만8700원)에 비하면 8.5% 빠진 수준이다.

특히 연초(1월 2일 종가 6만2100원) 대비로 보면 43%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61.4% 급등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카카오의 주가는 오히려 역주행한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21일 카카오AI(신설법인)와 카카오X(존속법인)로 인적분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AI를 카카오톡 중심의 'AI 코어 컴퍼니(AI Core Company)'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AI·광고·커머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새로운 이용자 경험과 수익모델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X는 테크핀(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콘텐츠(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픽코마), 모빌리티(카카오모빌리티) 등 기존 사업들은 물론 신규 사업 발굴 등 미래가치 투자회사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카카오는 인적분할의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다. 카카오의 사업규모가 확대되고 복잡도가 심화되면서 하나의 의사결정 체계로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기업가치 제고였다. 카카오는 올해 8월 국내외 증권사 리서치 센터의 부분합산가치평가(SOTP) 컨센서스 평균 기준 카카오그룹의 잠재가치가 34조2000억원인 반면 최근 3개월 평균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16조8000억원이라는 점을 짚었다. 즉, 각기 다른 성격의 사업들이 카카오라는 하나의 회사에 묶이면서 이른바 '복합기업 할인'을 받고 있다고 봤다.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으려면 회사를 두 개로 쪼개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정작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인적분할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현대차증권은 기존 7만5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40% 가량 낮췄으며 키움증권도 11만원에서 36.4% 줄어든 7만원으로 조정했다. 이밖에도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등도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증권가가 우려하는 것은 인적분할로 기존의 '복합기업 할인'을 해소하더라도 새로운 할인 요인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AI는 아직 AI 사업의 수익화가 본격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분할만으로 높은 AI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평가다. 카카오X 역시 분할 이후 투자·지주회사 성격이 강해지면서 보유 자회사 가치에 별도의 지주사 할인이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물론 업계에서는 인적분할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분할을 위한 임시주주총회가 아직 열리지 않은 데다 실제 분할도 내년 1월로 예정돼 있다. 향후 각 회사가 사업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시장의 재평가가 뒤따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적분할 이후 각각의 회사가 자기 사업에 집중하면서 성과를 보이면 시장에서도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분할 당시 각 조직에 부여한 미션과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의 시선은 분할 자체보다 분할 이후 두 회사가 어떤 성과를 보여주느냐에 쏠린다. 카카오AI는 AI 서비스의 이용자 확대와 수익화를 통한 성장성 회복이, 카카오X는 기존 사업의 성장과 투자 성과를 주주가치로 연결하는 것이 기업가치 재평가의 관건으로 꼽힌다.

카카오 역시 분할 후 카카오AI와 카카오X를 각각의 성장축으로 키우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카카오AI는 AI 광고·커머스·구독 등 신규 수익모델을 확대해 2030년 AI 매출 1조원, 전체 매출 6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카카오X는 총 6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재원을 활용해 가상자산·피지컬 AI·글로벌 팬덤 등 신규 성장사업을 발굴하고 2030년 매출 10조원 이상의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AI의 경우 카카오톡을 통한 질적 개선이 계속 이뤄져 왔지만, 추가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AI 사업이 실제 수익으로 나타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카카오X는 모빌리티나 페이 등이 흑자 구조로 전환한 만큼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과 투자사업이 기존 사업과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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