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E 모델에 안전성 평가기 결합···강남서 엣지 케이스 학습플랫폼·관제 고도화···레벨4 무인 자율주행 상용화 기반 마련
"강남은 한국에서 가장 복잡한 도심 환경입니다. 2018년부터 판교에서 많은 테스트를 해 온 카카오모빌리티에게도 강남의 도로는 항상 새로운 숙제를 던져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쉬운 곳에서 1년 달리는 것보다 강남에서 한 달 달리는 편이 인공지능(AI) 모델에게는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임인호 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 개발팀 AI 주행 파트 리더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서 열린 미디어스터디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임 리더는 기존 AI 플래너를 E2E(End-to-End) 방식으로 확장하고 규칙 기반 안전성 평가기(Safety Evaluator)를 결합한 구조를 소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까지 자율주행 핵심 알고리즘을 인지·판단·제어 단계로 나눈 규칙 기반(Rule-based) 방식으로 개발했다. 올해 1분기부터는 판단 영역을 규칙 기반 플래너와 AI 플래너로 나눠 복잡한 도로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AI 플래너에서 한 단계 진화한 것이 E2E다.
현재는 E2E 모델이 다양한 주행 경로를 예측하면 안전성 평가기가 교통법규와 차량의 물리적 조건 등을 검증한다. 예컨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AI가 정지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더라도 교통법규에 따라 속도를 제한하고 일시 정지하는 식이다. 향후 E2E 기술 비중을 높여 인지부터 판단까지 E2E 모델로 통합하는 것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목표다.
E2E 모델의 핵심은 데이터의 질이다. 불법 유턴·신호위반 차량, 무단횡단 보행자, 갑작스러운 공사 등 실제 도로에서 발생하는 예외 상황인 '엣지 케이스'를 빠르게 확보해 학습하는 것이 모델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집한 주행 기록이 학습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되는 순환 구조를 구축한 '데이터 파이프라인'으로 성능 향상 전략을 수립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초 서울특별시 자율주행자동차 여객 운송사업자로 선정돼 자체 자율주행 기술 기반으로 '강남 심야 서울자율차'를 운영하고 있다. 강남 지역이야말로 엣지 케이스를 수집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보고 있다. 임 리더는 "결국 데이터의 절대 양이 아니라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어려운 데이터를 골라내는 효율에서 승부가 나는 것이 최근 AI 경쟁의 핵심"이라며 "쉬운 곳에서 1년 달리는 것보다 강남에서 한 달 달리는 편이 AI 모델에게는 훨씬 더 좋다"고 강조했다.
김민선 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 사업팀 리더는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플랫폼과 관제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강남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 서비스는 기존 카카오T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기술 개발사별 운행 가능 구역을 관리하고 자율주행 기술에 맞춰 경로를 안내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김 리더는 "무인이라 편하기만 한 게 아니라 불편한 점도 있다"며 "기사의 부재를 플랫폼이 메꿔야 한다"고 말했다. 무인주행에서는 승하차 지점 관리부터 승객 이상 상황, 사고·공사·집회 등 도로 환경 변화까지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서는 경제성 확보가 중요하지만 현 단계에선 안정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리더는 "결국 차량이 돌아다니면서 얻는 수익이 비용보다 많아져야 대규모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지금 실증 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건 안전한 모델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차량·승객·도로 환경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관제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향후에는 원격에서 운행 방향을 제안하면 차량이 최종 판단해 수행하는 원격 지원 기능도 개발할 예정이다. 김 리더는 "현재 자율주행 기술 기업은 주행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서비스 실증을 위해 앱과 기능을 하나하나 개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표준화된 서비스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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