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베트남 조선소서 돈 번 HD현대···이번엔 필리핀 '수빅'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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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조선소서 돈 번 HD현대···이번엔 필리핀 '수빅' 키운다

등록 2026.09.09 16:29

김제영

  기자

HVS 상반기 순이익 198억원···연간 실적 육박수빅 조선소 본격 가동, 상선 넘어 함정 건조 검토HD아시아홀딩스 해외 생산망 재편···효율화 속도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HD현대가 베트남에 이어 필리핀으로 조선 생산거점을 넓힌다. 베트남에서 해외 조선소의 수익성을 확인한 데 이어 필리핀 수빅 조선소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베트남조선(HVS)은 올해 상반기 매출 4786억원, 순이익 1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201억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반기 만에 거뒀다.

HVS는 HD현대의 대표적인 해외 생산기지다. 베트남에서 중형 탱커와 벌크선, 소형 컨테이너선 등 표준화된 상선을 건조하며 생산성을 높여왔다. 현재 연간 건조 능력은 약 15척이며 2030년까지 23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 해외 조선소 운영 경험을 쌓은 HD현대는 필리핀 수빅 조선소를 다음 생산거점으로 키우고 있다. HD현대는 2024년 미국계 사모펀드 세르베러스와 10년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수빅 조선소를 확보했다. 현지법인 HD현대중공업필리핀(HHIP)을 통해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수빅에서도 생산이 시작됐다. 지난 7월 11만5000톤급 원유·제품운반선 '오리온 제이드'를 현지에서 처음 건조했다. 베트남에서 중형 상선을 중심으로 구축한 해외 생산 방식을 필리핀으로 확대한 것이다.

수빅 조선소는 상선을 넘어 함정과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의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HD현대는 지금까지 필리핀 해군으로부터 12척의 함정을 수주해 6척을 인도했다. 최근 정기선 HD현대 회장도 필리핀 국방장관과 만나 조선·방산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HD현대가 해외 생산기지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국내 조선소의 높은 가동률이 있다. 올해 상반기 HD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소의 평균 가동률은 106.1%에 달했다.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을 중심으로 국내 도크가 채워지면서 중형 탱커와 벌크선 등 표준화된 선박을 해외에서 생산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LNG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특수선 등 기술집약 선박을 생산하고 해외에서는 중형 상선을 맡는 방식이다. 국내 도크를 고부가 선박에 집중하는 동시에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해외 생산기지를 활용해 전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HD현대는 해외 조선사업의 관리 체계도 통합했다. 지난해 9월 해외 지주회사 HD현대아시아홀딩스를 설립한 뒤 11월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미포가 보유한 HVS 지분 일부와 HHIP 지분 100%를 현물출자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HD현대에코비나 지분 100%를 인수했다.

HD현대아시아홀딩스 아래 베트남과 필리핀 조선사업을 배치하면서 해외 생산거점을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베트남에서는 선박 건조에 이어 기자재 생산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HD현대에코비나는 독립형 탱크와 항만 크레인, 육상 플랜트 모듈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독립형 탱크는 LPG·암모니아 운반선과 LNG선 등에 탑재되는 핵심 기자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는 인건비와 산업 기반, 지리적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글로벌 조선업의 생산거점으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HD현대는 베트남에서 축적한 해외 조선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필리핀까지 생산 기반을 확대하면서 동남아 지역의 생산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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