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판 바꾸기 나선 디지털엑스·고팍스···반등 과제 여전히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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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바꾸기 나선 디지털엑스·고팍스···반등 과제 여전히 '산적'

등록 2026.09.11 13:32

한종욱

  기자

코빗, 16일부터 '디지털엑스'로 간판 교체고팍스, 새 대표 선임으로 경영 정상화 나서거래량·신뢰 회복 없인 양강 구도 균열 제한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미래에셋 품에 안긴 디지털엑스와 새 대표를 맞은 고팍스가 각각 토큰화 금융과 경영 정상화를 앞세워 재도약을 선언했다. 다만 두 거래소 모두 거래 유동성이라는 근본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외형적 변화만으로 시장 지위를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빗은 오는 16일부터 거래소 서비스명을 '디지털엑스'로 변경한다. 앞서 운영 법인명을 '디지털엑스 주식회사'로 바꾼 데 이어 서비스 브랜드까지 통일하면서 시장에서는 브랜드 교체보다 미래에셋의 디지털자산 사업 구상을 반영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알트' 중심 아닌 메이저 자산·토큰화 상품 중심으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코빗 임직원들에게 남긴 알트코인 상장 관련 발언은 향후 디지털엑스의 상장 및 사업 전략을 가늠할 단서로 꼽힌다. 박 회장은 지난달 26일 코빗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알트코인 200~300개 상장해서 고객 80~90%가 물을 먹었더라"며 "그건 범죄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엑스의 향후 전략은 거래량 확대를 위한 무차별적 신규 상장보다 주요 디지털자산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 자산 관리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동시에 제도권 금융과 접점이 있는 상품·서비스를 발굴하는 방향이다.

과제는 시장 점유율 확대다. 이날 가상자산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디지털엑스의 국내 거래대금 점유율은 약 1.1%에 그쳤다. 결국 거래량 반등 여부는 향후 가상자산 업권법이 정착되는 과정에서 토큰화 자산을 얼마나 신속하게 플랫폼에 연계하고, 이를 실제 거래 수요로 연결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홍콩에서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맵스(MAPS·Mirae Asset Portfolio Service)'를 선보였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이 홍콩을 디지털자산 사업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한 뒤 이곳에서 축적한 서비스 경험과 운영 모델을 디지털엑스에 이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국내 업권법이 제정되면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와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등을 포괄하는 디지털금융 생태계를 그대로 옮겨와 국내 시장에 구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엑스가 반등의 계기를 만들려면 단순 원화마켓 거래소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디지털자산 상품, 토큰화 자산 유통 등 기존 거래소와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을 먼저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낸스, 연내 고파이 상환하고 경영 정상화 꾀하나


고팍스는 최근 김나영 대표를 선임하며 경영 정상화 절차에 나섰다. 김 대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 금융사업개발 부문 총괄을 지낸 금융·테크 전문가다. 바이낸스 측에서 선임한 인사로 알려진 만큼 업계에서는 경영 전반에 김 대표의 힘이 크게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고파이 예치상품 관련 이용자 자산 반환은 고팍스 정상화의 핵심 변수다. 반환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신규 고객 유입과 거래소 영업 확대 모두 한계가 있다.

그 사이 고팍스의 거래 존재감은 미미해졌다. 고팍스의 국내 점유율은 0.02% 수준으로 집계됐다. 최근 몇 년간 사실상 거래소의 기능이 중단된 탓이 크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바이낸스 측이 연내 해결 의지를 밝히면서 정상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고팍스는 최근 거래지원 종목을 대폭 정리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5대 원화 거래소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팍스는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신규 거래지원을 시작한 106개 가상자산 가운데 67개의 거래지원을 종료했다. 종료 비율은 63.2%로 5대 원화 거래소 가운데 가장 높다.

업계에서는 고팍스가 부실 종목을 정리하는 한편 최대주주인 바이낸스와의 사업 연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낸스의 글로벌 유동성과 기술 인프라, 상품 운영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고팍스에 기회 요인이다.

다만 바이낸스 의존도가 커질수록 국내 이용자와 규제당국의 신뢰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국내 금융회사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팍스는 두나무, 코인원과 같이 전통 금융권과 맞손을 잡을지, 디지털엑스처럼 대주주 단일 체제로 갈지 기로에 서 있다고 본다"며 "대주주 지분 제한 입법이 어떻게 반영될지가 가장 큰 변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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