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재편···섹터 협업으로 차별화기관 넘어 WM·연금·기업으로 활용 확대"AI는 대체 아닌 확장"···리서치 범위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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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가가 관행적으로 지켜왔던 선(Line), 오래된 문법을 깨고 기꺼이 그 '선'을 넘는 사람들을 조명합니다.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생태계를 재편 중인 하우스들의 전략을 전합니다.
현대차증권은 이달 리서치센터를 재편했다. 하나였던 기업분석 조직을 기업분석1·2팀으로 나누고 투자전략과 글로벌리서치를 글로벌투자전략팀으로 통합했다. 애널리스트와 리서치어시스턴트(RA)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팀도 만들었다. 자동차·모빌리티를 담당해온 장문수 센터장이 새 수장으로서 조직을 이끌고 있으며 기업분석2팀장을 겸하고 있다.
장 센터장은 이번 개편을 계기로 섹터 간 협업을 보다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자동차만 해도 완성차 판매와 실적뿐 아니라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배터리, 전력,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만큼 개별 애널리스트가 자기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다른 분야의 시각을 연결하는 데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현장 조사와 공동 보고서에서도 일부 시도돼왔다. 현대차증권은 필요한 경우 애널리스트의 해외 현장 방문을 지원한다. 장 센터장 역시 CES를 비롯해 중국 BYD·화웨이, 로보택시 시험 현장과 로봇 전시회 등을 찾았고, 자동차와 로보틱스를 함께 다루거나 2차전지·유틸리티 담당자와 자동차 기반 전력 비즈니스를 주제로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일부 자료는 퇴직연금 고객사와 그룹 계열사의 별도 요청으로 이어졌다.
리서치의 활용처도 넓힌다. 기존 법인영업 중심이던 지원 영역을 자산관리(WM)와 퇴직연금으로 확장한다. 장 센터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일반 기업과 그룹 계열사 등 다양한 의사결정 주체를 잠재 고객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업무를 별도로 추가하기보다 한 번 생산한 산업·기업 관련 콘텐츠를 대상에 맞게 활용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이다.
Q. 자동차·모빌리티 애널리스트에서 리서치센터 전체를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어떤 부분을 조직에 가져오고 싶었나.
"제가 자동차를 분석하면서 해왔던 고민들이 지금 리서치센터에도 필요하다고 회사가 판단했기 때문에 센터장을 맡게 됐다고 봅니다. 잘해온 것을 혼자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성원들과 함께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게 지금 역할입니다. 예전에는 직접 다른 애널리스트에게 제안해 같이 보고서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그런 협업이 센터 안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Q. 개인 차원의 시도를 확장하려는 배경이 무엇인가.
"지금은 하나의 산업을 무 자르듯 설명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데이터센터만 해도 반도체뿐 아니라 통신, 인터넷·소프트웨어, 전력·유틸리티, 2차전지와 소재까지 연결됩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차를 보려면 전력과 배터리를 봐야 하고,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으로 넘어가면 또 다른 전문가의 시각이 필요합니다. 결국 각 영역의 전문가들이 같이 들어와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한 부분까지 끌어내는 게 중요합니다. 저희가 고민하는 건 결국 '경계가 없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구하는 방법'입니다."
Q. 결과물이 실제 차별화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중요하다고 보나.
"투자자들은 어떤 증권사를 통해서든 주식을 살 수 있습니다. 결국 애널리스트들이 만든 보고서의 품질이나 효용 가치가 그 회사의 얼굴인 셈이죠. 남들과 비슷한 내용을 하나 더 만드는 게 아니라 저희만 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Q. 그래서 리서치의 고객도 기관투자자에 한정하지 않겠다는 건가.
"전통적으로는 연기금이나 운용사, 펀드매니저가 주요 고객이었지만 일반 기업이나 퇴직연금 고객사처럼 저희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곳까지 고객으로 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미 만든 내용을 대상에 맞게 다른 형태로 전달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인 거죠."
Q. 다루는 주제와 고객이 넓어질수록 고민해야 할 범위도 커질 텐데.
"AI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현대차그룹이 로봇을 만들 때 사람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돕기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저희도 AI를 애널리스트나 RA를 줄이는 도구로 보지 않습니다. 반복되거나 과정이 고된 업무를 덜어주면 다른 산업을 들여다보고 사람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생깁니다. 기존에 보지 않던 영역을 공부하는 과정도 효율화할 수 있고요."
Q. 이런 시각으로 자동차 업종을 보면 어떤가. 최근 시장에서 나오는 '반도체 다음은 자동차'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음은 현대차'라고 단정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자동차 업종 자체로 보면 올라갈 수 있는 여력은 아직 남아 있다고 봅니다. 로보틱스 관련 모멘텀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고 자율주행도 남아 있습니다. 이후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으로 넘어가면 새로운 사업 모델도 나올 수 있고요. 자동차를 단순히 몇 대 더 팔아 이익을 늘리는 산업으로 보는 시기는 이미 지나가고 있습니다."
Q. 이런 신사업 가치가 현재 주가에는 얼마나 반영됐다고 보나.
"아직은 자동차를 자동차로 보는 가중치가 훨씬 큰 것 같습니다. CES 이후 현대차에 로봇 가치가 일부 반영되기는 했지만 밸류에이션은 다시 과거 범위에 들어와 있습니다. 샤오펑이나 BYD처럼 새로운 기술과 사업을 평가받는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현대차의 기술력이 그만큼 뒤처진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결국 가치가 있느냐보다 그 가치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합니다. 상반기 특정 종목에 쏠렸던 시장의 시선도 6월 이후 조금씩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익이 버티는 가운데 신사업 가치가 구체화된다면 자동차에도 추가 기회가 남아 있다고 봅니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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