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만하면 제동"···가격제한폭 확대 요구美·홍콩 일일 제한 없어···日은 조건부 확대수급 개선 기대 있지만 변동성 확대 우려도
요즘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가격제한폭을 50%까지 풀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은 하루 ±30%인데요. 코스닥 시장에 좀처럼 돈이 돌지 않는 가운데 주가가 오를 만하면 상한가나 변동성완화장치(VI)에 가로막힌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가격제한폭을 확대하자는 이야기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코스피 시장의 가격제한폭은 1995년 ±6%에서 1996년 ±8%로 확대됐고 1998년에는 ±12%와 ±15%로 두 차례 넓어졌습니다. 2015년에는 ±15%에서 현재의 ±30%로 두 배 확대됐고 이후 11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런 주장이 다시 나오는 데는 달라진 투자 환경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도입하는 등 국내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있고 한국거래소도 애프터마켓을 통해 주식 거래시간을 오후 8시까지 연장했습니다.
이처럼 투자할 수 있는 상품과 거래시간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반면 가격제한폭을 비롯한 시장 안정장치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가 멀다는 게 일부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입니다.
우리 자본시장의 벤치마킹 대상인 미국은 우리나라와 같은 일일 가격제한폭을 두지 않습니다. 대신 최근 5분간의 기준가격을 토대로 일정 범위를 벗어난 거래를 제한하는 LULD(Limit Up-Limit Down)를 운영하고 있죠.
홍콩 역시 일일 가격제한폭 대신 5분 전 체결가격을 기준으로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급변하면 5분간 냉각기간을 두는 변동성통제장치(VCM)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하루 가격제한폭을 두고 있지만 적용 방식이 다릅니다. 모든 종목에 동일한 등락률을 적용하는 대신 기준가격에 따라 엔화 단위로 상·하한폭을 다르게 정합니다. 상·하한가에 도달한 뒤 거래량이 0을 기록하는 등 정해진 요건이 2거래일 연속 충족되면 다음 거래일 해당 방향의 가격제한폭을 확대하는 장치도 두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 역시 가격제한폭 확대를 무조건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상승할 수 있는 폭이 커지는 만큼 하락 범위도 함께 넓어져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어서입니다. 수급 측면에서 일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실제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주나 테마주에서는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적은 자금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종목에서 하루 등락 범위까지 넓어지면 단기 자금이 몰리면서 급등락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격제한폭 확대가 투자자 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손실 위험까지 키울 수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그렇다고 부작용만을 이유로 현행 ±30%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답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허용되고 애프터마켓 도입으로 거래시간까지 늘어나는 등 국내 증시의 투자 환경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투자 기회를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면 11년째 유지된 가격제한폭 역시 지금의 시장에 맞는 수준인지 다시 논의해볼 시점입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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