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건전성 '최하위' 미래에셋생명···자사주 6300만주 태웠지만 현금배당 '요원'

금융 보험

건전성 '최하위' 미래에셋생명···자사주 6300만주 태웠지만 현금배당 '요원'

등록 2026.09.18 06:55

이진실

  기자

가용자본 늘었지만 요구자본 더 빠르게 증가···K-ICS 155.3%2022년부터 현금배당 중단···해약환급금준비금에 발목자사주 6296만주 소각했지만 계열사 지분 82%로 확대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미래에셋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이 3년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며 주요 상장 보험사 가운데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용자본 자체는 늘었지만, 금리 변동 및 변액보험 순자산가치(NAV) 상승에 따른 요구자본 증가 속도가 이를 크게 앞지른 여파다. 여기에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 등으로 배당가능이익 확보가 어려워 현금배당 재개가 기약 없이 미뤄지는 상황이다. 회사는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으나, 미래에셋 계열사로의 지분 집중도가 82%를 웃돌면서 주주환원 정책의 실질적 효과를 둘러싼 시장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자본은 늘었지만 요구자본 더 크게 증가···K-ICS 3년째 하락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의 올해 2분기 경과조치 후 기준 K-ICS 비율은 155.3%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83.5%보다 28.2%p(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문제는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생명의 K-ICS 비율은 2024년 192.4%에서 2025년 176.7%, 올해 2분기 155.3%로 낮아졌다.

미래에셋생명의 가용자본은 2024년 3조5797억원에서 2025년 3조7023억원, 올해 2분기 3조7204억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요구자본도 1조8606억원에서 2조954억원, 2조396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K-ICS 비율은 보험사가 보유한 자본인 '가용자본'을 보험사가 각종 위험을 감당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인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즉 분자인 가용자본보다 분모인 요구자본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 전체 비율은 떨어진다.

쉽게 말하면 보험사가 가진 실탄은 3조5000억원대에서 3조7000억원대로 늘었지만 감당해야 할 위험에 필요한 실탄은 1조8000억원대에서 2조4000억원 가까이로 더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2분기 보고서에서 가용자본 증가 배경으로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 확대와 변액보험 NAV(순자산가치) 증가 등을 꼽았다. 반면 요구자본은 금리 상승에 따른 해지위험액 증가와 변액보험 NAV 증가에 따른 주식위험액 확대 등의 영향을 받았다. 요구자본이 3000억원 가량 늘면서 가용자본 증가분을 크게 웃돌았다. 건전성 지표가 낮아진 배경에는 금리와 변액보험 등 시장 변수에 대한 자본 부담이 커진 영향이 자리한 셈이다.

상장 보험사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뚜렷하다. 올해 2분기 경과조치 후 기준 K-ICS 비율은 삼성생명 208.2%, 한화생명 168.0%로 미래에셋생명보다 높았다. 손보사까지 포함하면 삼성화재 282.8%, DB손해보험 204.4%, 현대해상 209.0%, 메리츠화재 230.5%, 한화손해보험 227.9%, 롯데손해보험 161.9%로 미래에셋생명의 155.3%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배당 재개는 '아직'···자사주 소각에 계열사 지분 82%

K-ICS 하락은 주주환원 여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 이후 배당가능이익이 회복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해지율 측면이 개선되더라도 배당가능이익이 아직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적으로 신계약 전체에 대한 준비금 적립 전환 내지 다른 제도 변경이 있을 때 배당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은 2022년부터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이 막힌 가운데 회사는 올해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3월 임직원 보상 목적의 자사주 470만주를 제외한 보통주 및 전환우선주 등 6296만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보유 자기주식의 약 93%에 해당하며 총 발행주식 수는 기존보다 31.8% 감소하는 규모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회사의 이익 규모가 동일하더라도 주당 귀속되는 이익이 늘어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 활용된다. 다만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자사주 소각과 함께 기존 계열사 주주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지난 3일 기준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28.83%,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4.49%, 미래에셋캐피탈이 21.90%, 미래에셋컨설팅이 6.8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82.25%에 달한다. 최근 기준으로도 미래에셋 계열사 및 특수관계인의 보통주 지분은 82%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된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보유하던 주식을 시장에서 없애는 만큼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상대적으로 높이는 효과가 있다. 특히 최대주주 측 지분이 이미 높은 기업에서는 EPS 개선이라는 주주환원 효과와 함께 지배주주 측 지분 집중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의 주주환원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릴 수 있다. 현금배당을 재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당가치를 높이는 한편, 계열사 중심의 지분구조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의 향후 주주가치 제고 여부는 단순히 자사주 소각 규모보다 K-ICS 비율을 얼마나 안정시키고 배당가능이익을 회복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본 여력을 확보하면서 배당을 재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익구조가 개선되는지가 향후 주주환원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향후 상품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양질의 이익잉여금을 확충하며 ALM 중심의 리스크관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