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계약자산 급증···수출 확대에 운전자본 부담도 커져S&P 'A-' 이어 5억달러 해외채···글로벌 조달 기반 구축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방산 수주잔고가 38조원을 넘어섰다. 2분기 영업이익은 1조3655억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이 실적과 수주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재무제표에선 다른 숫자가 보인다.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3조4089억원으로 1년 전보다 34.1% 늘었다. 계약자산도 4582억원으로 59.3% 증가했다. 두 항목을 합치면 3조9000억원에 육박한다. 수주가 늘면서 생산과 납품에 앞서 투입되는 자금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9조2929억원, 영업이익은 1조365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7.2%, 영업이익은 58.5% 증가했다. 지상방산 매출은 2조1075억원으로 19% 늘었다. 2분기 말 지상방산 수주잔고는 약 38조3000억원이다. 이달에는 크로아티아와 6411억원 규모의 천무 수출계약도 추가했다.
방산 수출은 계약과 동시에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가 아니다. 계약 이후 원재료와 부품을 확보하고 생산한 뒤 납품과 검수, 대금 청구를 거쳐야 한다. 대규모 수주가 생산 확대로 이어질수록 그 사이 회사가 부담하는 운전자금도 커질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별도 기준 재고자산은 2024년 말 2조5417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4089억원으로 늘었다. 계약자산은 같은 기간 2876억원에서 4582억원으로 증가했다. 재고자산에는 원재료와 제작 중인 제품 등이 포함되고, 계약자산에는 계약상 의무를 수행했지만 아직 대금 청구나 회수까지 시차가 있는 금액 등이 잡힌다.
계약부채는 같은 기간 6조7129억원에서 6조7248억원으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계약부채에는 고객에게 미리 받은 대가 가운데 아직 매출로 인식하지 않은 금액 등이 포함된다. 기말잔액만으로 실제 선수금 유입 규모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재고자산과 계약자산이 동시에 늘어난 흐름은 수주 확대에 따라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가 커졌음을 보여준다.
현금흐름도 투자 확대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별도 영업이익은 2조226억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780억원이었다. 투자활동에서는 2조6621억원이 순유출됐다.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 취득에 1조6332억원, 유형자산 취득에 3952억원이 투입됐다. 재무활동에서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4조6721억원이 순유입됐다.
수출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월 루마니아에서 K9 생산시설을 착공했다. 폴란드에서는 WB그룹과 합작법인을 통해 천무 유도미사일 현지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질롱 H-ACE 공장을 기반으로 K9 계열 장비와 레드백 장갑차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생산이 늘면서 자금 조달 범위도 넓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6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 'A-'와 '안정적' 전망을 받았다. S&P는 K9·천무 수출 확대와 수주잔고, 납품 역량 등을 주요 평가 요인으로 제시했다.
7월에는 3년 만기 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5억달러 모집에 33억달러의 주문이 몰렸고, 당초 미국 국채 대비 115bp로 제시한 가산금리는 최종 83bp로 낮아졌다. 발행대금은 운영자금과 기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
이번 외화채는 루마니아나 폴란드 등 특정 생산시설의 투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용도는 아니다. 다만 국내 회사채와 은행 차입에 더해 외화채 시장까지 조달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수주 확대에 따른 자금 수요에 대응하는 수단이 됐다.
권혁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외 방산수요 증가, 우수한 사업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수주잔고 및 외형 확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생산능력 확충, 연구개발 투자 등으로 중단기 투자규모가 증가해 재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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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redfield@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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