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원자재값 증가 탓...조합-시공사 공사비 갈등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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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증가 탓...조합-시공사 공사비 갈등 팽배

등록 2026.09.22 15:50

서현진

  기자

원자재값,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 증액계약금액 증액, 이견 좁히지 못해 계약 해지로조정기구 신설로 갈등 최소화 시도

사진=강민석 기자사진=강민석 기자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급등으로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대형 건설사가 맡은 정비사업에서는 공사비가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늘어난 사업장이 속출했고 조합과 시공사간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이 계약 해지와 소송으로 번지는 사업장도 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 도급계약 금액이 증액되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 안전 기준 강화나 인건비 상승에 더해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까지 오르면서 공사비 상승 압력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먼저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은 계약금액이 3조9319억원에서 4조448억원으로 2.9% 늘었다. GS건설이 맡은 경북 구미 원평2동 재개발은 4333억원에서 6063억원으로 39.9% 뛰었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제6구역 재개발, 광명 철산주공10, 11단지 재건축도 각각 15.1%, 8.6% 인상됐다. 대우건설의 성남 산성구역 재개발은 5425억원에서 5597억원으로 오르며 3.2% 늘었고 부천 송내1-1구역 재건축은 2548억원에서 2575억원으로 소폭 뛰었다. 이 6곳에서 늘어난 공사비만 4000억원이 넘는다.

실제 건설공사비지수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의 공사비 수준을 100으로 놓고 이후 변동을 비교하는 지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하는 이 지수는 지난해 8월 130.91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며 지난 6월 138.22까지 올랐다. 이는 2020년보다 공사비가 38.22% 오른 수준이며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5.5% 상승했다. 특히 일반 철근 가격이 생산자물가·시장가격 기준으로 각각 전년 대비 8.6%, 11.8% 오르며 자재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계약금 인상을 둘러싸고 조합과 시공사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소송이나 계약 해지로 이어지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강남원효성빌라 재건축조합은 공사비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둘러싸고 대우건설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조합은 최근 총회를 열어 대우건설의 시공사 지위를 해지했고 대우건설은 조합의 요구가 무리했다며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서울 송파구 마천4구역 재개발 사업장에서는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도급공사비를 3834억원에서 6733억원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하면서 조합과 분쟁이 있었다. 3.3㎡(평)당 공사비 기준으로는 기존 584만원에서 959만원으로 올려달라는 요구였다.

경기 성남시 상대원2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사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시공사인 DL이앤씨와 공사비·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조합은 지난 4월 총회에서 계약 해지를 의결했으나 법원이 총회 서면결의서의 위조 정황을 인정해 DL이앤씨의 시공권을 회복시켰다. 이후 조합이 5월 말 총회에서 계약 해지와 GS건설 선정을 다시 의결했지만 법원은 7월 말 그 효력을 또다시 정지시켰고 현재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다. 계약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한다.

중재를 거쳐 갈등이 마무리된 사례도 있다.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이 대표적이다. 총공사비는 지난해 5800억원에서 8366억원으로 2566억원 증가했다. 설계 및 특화설계 변경, 공사 중단과 공기 연장에 따른 손실, 물가 변동분 등이 협상 과정에서 복합적으로 반영됐다. 이후 지난 2월부터 현대건설이 추가 증액을 요청해 요구액이 269억원까지 늘며 갈등이 재점화됐지만 지난 6월 요구액의 약 40% 수준에서 합의했다.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이어지자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공사비 갈등과 인허가 이견을 조정하는 중앙정부 차원의 전문 중재 기구 신설을 검토 중이다. 공사비 분쟁을 비롯해 조합과 지방정부 간 인허가 이견, 관리처분계획 관련 갈등 등이 대상이며 그동안 공사비 갈등이 소송으로 이어져 착공이 수년씩 지연되는 사례가 많았다는 점이 배경이 됐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계약서에 공사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 만큼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단가 변동은 어느 정도 반영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이미 계약을 맺은 건인 만큼 시공사와 조합 양쪽이 한 발씩 물러서는 협치가 있어야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교통부가 검토 중인 전문 중재기구 신설에 대해서는 "결국 돈의 문제이기 때문에 양쪽이 물러서야 하고 조정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라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며 "조정 제도를 도입하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겠지만 획기적인 해법이 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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