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회담의 AI 의제테슬라, 애플 등 미 테크 거물 참석중국 기업인 없는 만찬 자리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위한 국빈 만찬을 열었다. 미중 인공지능(AI) 경쟁이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AI와 반도체 등 첨단기술 업계를 이끄는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6일 로이터통신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에 두 정상 부부가 자리한 헤드테이블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부인 로리 황 동반), 리사 수 AMD CEO(남편 다니엘 린 동반), 팀 쿡 애플 이사회 의장까지 CEO 4명이 배우자와 함께 앉았다. 이날 만찬에는 130여명이 초청됐으며 그중 정상들과 같은 테이블에 배치된 건 이들이 유일했다.
이는 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엔비디아·AMD 수장뿐 아니라 중국 시장·생산시설과 밀접하게 연결된 테슬라·애플의 경영진이 나란히 핵심 좌석에 앉은 셈이다. 젠슨 황과 리사 수는 생성형 AI 가속기 시장의 핵심 기업을 이끄는 동시에 미국의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 영향을 직접 받는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도 중국의 미국산 AI 칩 접근 문제는 양국 기술 갈등의 주요 쟁점으로 거론돼왔지만 정작 회담 결과에서 수출통제 완화는 발표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미국이 기존 기술 수출통제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대신 이번 회담에서는 AI 자체가 정식 양자 의제로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 환영식에서 안보·기술 문제와 함께 AI 대신 즐겨 쓰는 표현인 '초지능(SI)'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백악관은 양국이 관련 신기술을 '초지능'으로 부르기로 하고 '미·중 초지능 대화'를 신설했다고 전했다. 오는 11월까지 후속 회의를 열고 관련 사고 발생 시 양국 정부가 직접 연락할 통신 채널도 구축하기로 했다. 다만 업계 일각의 'AI 속도조절론'은 발표문에 담기지 않았다.
머스크와 쿡은 미중 경제의 또 다른 핵심인 중국 시장·공급망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헤드테이블에 이름을 올렸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상하이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두고 있고 애플 역시 중국이 핵심 판매시장이자 생산거점으로 지난해 중국 관련 매출만 640억달러(약 87조원)를 넘어섰다.
헤드테이블 밖 자리도 미국 테크·금융업계 인사들로 채워졌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 수장들이 자리했다.
여기에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와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 반도체 업계 인사,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와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메리 바라 GM CEO 등 금융·제조업계 경영진이 두루 참석했다. AI 모델부터 반도체,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미국 첨단기술 산업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다만 AI 속도조절론을 강하게 주장해온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 CEO의 모습은 없었다.
이날 만찬에서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중국 기업인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이 공개한 명단 가운데 중국 측 인사가 20명에도 못 미쳤고 그중 기업 CEO는 전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에서는 대신 차이치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왕이 외교부장,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 고위 관료들만 이름을 올렸다. 이는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 방중 당시 젠슨 황과 머스크 등이 동행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초 중국 측도 기업인 대표단의 방미를 검토했으나 결국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부 중국 기업인이 정상회담 직전 워싱턴에 도착했으나 시 주석 수행단과는 별도로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NYT는 중국 주요 인터넷·자동차 기업 다수가 중국군 연계 등을 이유로 미국 제재 대상에 올라 있어 이들을 국빈 만찬에 초청하는 게 미국 당국자들에게 까다로운 문제였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과 SCMP는 이번 좌석 배치가 미·중 관계에서 AI와 반도체 등 첨단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졌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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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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