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12만 데이터를 제품·신약으로···HEM파마, 마이크로바이옴 '수익화'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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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 데이터를 제품·신약으로···HEM파마, 마이크로바이옴 '수익화' 시험대

등록 2026.09.30 07:13

안다하

  기자

일본 마이랩·프로바이오틱스 초기 수요 확보···생산·분석능력 확대상반기 매출 49.8% 증가에도 적자 지속···반복 주문·원가 개선 관건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HEM파마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제품과 신약, 인공지능(AI) 기반 건강관리로 연결하며 수익모델을 넓히고 있다. 일본에서 맞춤형 분석 서비스 수요를 확보한 데 이어 신규 프로바이오틱스 생산·공급까지 시작하면서 분석 중심이던 사업의 수익원이 제품과 생산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사업 확대와 함께 실적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한 95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판매관리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은 67억원으로 확대되며 수익성 개선은 과제로 남았다.

회사는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540억원을 조달해 생산·분석 인프라 확충에 나선 만큼, 향후 초기 수주를 반복 주문으로 연결하고 늘어난 매출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본서 수요 확인···증설 효과는 '후속 주문'에

해외 사업의 중심에는 일본이 있다. 회사에 따르면 일본 맞춤형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서비스 '마이랩 플러스' 계약은 누적 9만건, 약 93억원 규모다. 여기에 암웨이 글로벌 공급망 법인 액세스 비즈니스 그룹으로부터 신규 프로바이오틱스 약 46억원 규모의 첫 구매발주서(PO)를 받았다. 확보 물량을 단순 합산하면 약 13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129억8000만원을 웃돈다. 단, 선주문과 첫 발주가 곧바로 같은 규모의 매출로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

HEM파마는 수요 확대에 맞춰 540억원을 조달해 이 가운데 270억원을 세종 2공장 신축, 75억원을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자동화와 처리능력 확대에 투입한다. 세종 2공장은 2027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리딩투자증권은 일본에서 확인된 수요와 추가 해외 진출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로 평가했으며, 증설 이후 2028년 분석 대응 역량이 현재보다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증설 이후에는 추가 수요 확보가 중요하다. 일본 마이랩 추가 계약과 신규 프로바이오틱스 후속 발주가 이어져야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분석 자동화에 따른 처리량 증가가 건당 원가 절감으로 이어지는지도 외형 성장을 이익 개선으로 연결하기 위한 조건이다.

12만건 데이터, 분석에서 제품·신약·AI로

HEM파마 사업 확장의 출발점은 마이랩을 통해 축적한 12만건 이상의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다. 최근 암웨이와 공동 개발한 '뉴트리라이트 프로바이오틱스'에는 약 11만건의 데이터와 3428개 균주 라이브러리가 활용됐다. HEM파마가 데이터 분석과 균주 발굴·선별부터 완제품 생산·공급까지 맡는다. 분석 서비스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다시 생산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다.

신약과 AI 기반 건강관리도 같은 데이터·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의 활용처다. 우울증 치료제 'HEMP-0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고, 저위전방절제증후군(LARS) 치료제 'HEMP-002'는 호주 임상 2상 승인을 확보했다. 다만 두 파이프라인 모두 임상 단계에 있어 당장의 실적보다는 향후 임상 성과와 후속 개발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AI 기반 자율건강관리 플랫폼 '바이그널'도 실증 단계다. 변기 부착형 디바이스에서 장내 가스와 배변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건강검진·웨어러블 데이터 등과 함께 분석해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최근 글로벌 전자기업과 약 4주간 실제 사용자 환경에서 파일럿을 시작했으며 제약·의료기기 분야에서도 별도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매출 50% 늘었지만 적자 확대···수익화 속도가 관건

사업 확장이 실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아직 수익성까지 확보한 것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67억원으로 전년 동기 52억7000만원보다 확대됐다. 반면 매출총이익은 9억원에서 23억5000만원으로 늘었고 매출총이익률도 14.1%에서 24.7%로 상승했다. 매출 증가에 따라 제품·서비스 단계의 채산성은 개선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 수치가 판관비와 연구개발, 생산·분석 투자를 감당할 수준까지 올라왔는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일본 마이랩 추가 계약과 프로바이오틱스 후속 발주가 이어지는지, 확보한 물량과 분석 자동화가 가동률 상승과 원가 절감으로 연결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LBP 임상과 바이그널의 사업화 여부는 중장기 추가 수익원 확보 여부를 가늠할 변수다. 결국 기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기반으로 얼마나 반복적인 매출을 만들어내느냐가 이번 사업 확장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HEM파마 관계자는 "바이그널은 현재 내부와 외부에서 여러 실증을 진행하고 있어 매출 발생은 내년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점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우선 단독 구독형 비즈니스로 보고 있고 마이랩 등 다른 사업과 결합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 상황은 좋아지고 있지만 분석 처리능력 확대와 2공장 증설 등 선행투자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흑자전환 시점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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