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일제히 급증···연임 뒷받침할 실적 확보새 회장 맞는 KB發 인사 변화···타 지주도 '촉각'당국, 자회사 임추위 역할 주문···후보 검증도 강화
4대 금융지주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절차에 들어가면서 증권사 수장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CEO들은 일제히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연임을 둘러싼 변수도 적지 않다. KB금융의 회장 교체에 더해 금융당국이 자회사 CEO 승계절차 개선을 요구하면서 연말 인사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연말 계열사 CEO 인선을 앞두고 경영승계 절차에 들어갔다. 증권 계열사에서는 이홍구 KB증권 대표와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난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21일 자회사 CEO 승계절차를 시작했고 하나금융도 지난달 30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하나증권 등 6개 주요 관계사 CEO 인선에 착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4개 증권사 순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각각 7963억원과 577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35.0%, 123.1% 증가했다. 하나증권의 순이익은 2731억원으로 155.7% 늘었고 우리투자증권도 47.1% 증가한 247억원을 기록했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호조와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부문의 실적 개선이 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다만 올해 연말 인사는 예년과 다른 환경에서 진행된다. KB금융은 차기 회장 취임 이후 첫 계열사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고, 금융당국은 자회사 CEO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각 금융지주도 후보 검증과 평가 절차 강화에 나선 상태다.
KB발 인사 변화 어디까지···다른 지주도 예의주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KB금융이다.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이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가운데 새 회장 취임 이후 첫 계열사 인사에서 이홍구 대표의 거취도 결정된다. KB증권이 올해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새 회장이 기존 경영진을 얼마나 유임할지가 연말 인사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금융권에서는 과거 지주 회장이 바뀔 때 주요 계열사 CEO도 함께 교체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계열사별 경영성과와 임기를 존중하면서 회장 교체가 곧바로 계열사 CEO 교체로 이어지는 사례가 줄었다. 다만 이재근 후보가 취임 후 처음 단행하는 계열사 인사인 만큼 KB금융이 어느 정도의 변화를 택할지는 미지수다.
KB금융의 계열사 인사 폭은 다른 금융지주도 주시하고 있다. 신한·하나·우리금융은 현 회장 체제가 이어지고 있어 KB와 상황이 다르지만 주요 계열사 CEO들의 임기가 올해 말 몰려 있다. 금융권에서는 KB가 새 회장 취임을 계기로 계열사 CEO를 대폭 교체할 경우 다른 금융지주의 연말 인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직 CEO들의 경영성과가 뚜렷한 상황에서 연임 여부는 각 금융지주가 연말 인사에서 안정과 변화 가운데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이 회장 교체 이후 내놓을 첫 계열사 인사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형식적 임추위는 옛말···CEO 검증 문턱 높인다
금융당국도 자회사 CEO 승계절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5일 금융지주 자회사 CEO 승계절차에서 자격요건이 구체적이지 않고 후보 압축 단계별 최소 검증기간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상시후보군 관리와 후보 선정·검증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자회사 임추위의 역할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3일 8대 은행지주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자회사 임추위의 실질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자회사 임추위에 CEO 상시후보군 등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후보 평가 과정에서 임추위원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CEO 선임절차에 들어가기 전 자격요건과 단계별 검증기간 등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라는 주문도 내놨다.
4대 금융지주도 자회사 CEO 인선을 앞두고 후보 검증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CEO 자격요건과 평가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고 후보 검증기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향이다. 다만 임추위 역할 확대는 지배구조 모범관행 적용 대상인 은행에 집중돼 있고, 증권사 등 비은행 자회사는 지주별로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승계절차를 개선하라는 금융당국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며 "적용 시기와 방식은 지주마다 다르겠지만 자회사 CEO 인선 절차를 강화하는 방향은 대체로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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