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14억 인도 잡은 LG전자···상장 1년 만에 글로벌 거점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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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도 잡은 LG전자···상장 1년 만에 글로벌 거점 도약

등록 2026.10.14 16:16

고지혜

  기자

2분기 순익 27.2% 증가수출국 47곳서 65곳으로IPO 1.8조, 신사업 재원으로

그래픽=뉴스웨이그래픽=뉴스웨이


LG전자가 인도법인 상장 1년을 맞아 현지 사업에서 다시 성장세를 키우고 있다. 그동안 현지 가전시장에서 쌓아온 경쟁력을 발판으로 해외 수출을 빠르게 늘리고, 생산시설까지 확충하며 글로벌 사업 거점으로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첫해 주춤했던 실적도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인도를 핵심 성장축으로 키우려는 LG전자의 승부수가 조금씩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인도법인이 현지 증시에 상장한 지 꼭 1년을 맞았다. LG전자가 보유한 전 세계 약 300개 해외법인 가운데 첫 상장 사례로, 당시부터 재계의 관심을 모았다. 5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데 이어 첫 거래일에는 시가총액이 약 18조7000억원까지 불어나 LG전자 본사의 시가총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LG전자 내부에서도 인도를 글로벌 사우스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현지 사업 확대 의지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상장이었다.

상장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를 50% 이상 웃돌고 있으며, 올해 들어 실적 회복과 수출 확대 등 사업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지 국민기업으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던 LG전자의 인도 승부수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상장 당시 높았던 기대감이 일회성 흥행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 성과로도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물론 지난 1년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상장 전후의 연간 실적은 오히려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인도법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고 순이익은 23.5%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루피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주춤했던 실적이 성장 궤도에 올라서는 모습이다. 대형 TV와 대용량 냉장고, 프리미엄 세탁기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어난 데다 에어컨 수요도 회복된 덕분이다. 실제 지난 2분기 인도법인의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5%, 27.2% 증가했다.

상장 전후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인도법인의 역할이다. 인도는 그동안 세계 최대 인구를 앞세운 대표적인 내수시장이었고 LG전자 역시 현지 수요를 공략하는 데 집중해 왔다. 다만 최근에는 상장 당시 내세웠던 글로벌 생산·수출 거점 육성 전략에 따라 현지 생산 제품의 해외 공급을 확대하며 인도법인을 글로벌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치트카라 인도법인 공동 영업·마케팅 책임자는 지난 8월 컨퍼런스콜에서 "상장 당시 45~47개국이던 수출 대상국이 65개국으로 늘었고, 수출 이익률이 내수보다 상대적으로 좋다"고 설명했다.

안방 시장도 물론 챙기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인도에서 '국민가전'으로 통할 만큼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 왔다. 최근 중국 가전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지만 세탁기와 냉장고, TV 등 주요 품목에서는 여전히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4월~올해 3월 기준 현지 오프라인 판매 점유율은 세탁기 31.5%, 냉장고 28.8%, TV 26.1%에 달한다. 오프라인 판매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세탁기 31.5%, 냉장고 28.8%, TV 26.1%에 달한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리는 동시에 현지 소비자를 겨냥한 보급형 '에센셜 시리즈'도 올해 상반기에만 50만 대 이상 팔리며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LG전자는 내수와 수출을 모두 잡기 위해 생산능력도 대폭 늘리고 있다. 오는 연말에는 약 6억 달러를 투자해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건설 중인 제3공장을 처음 가동할 예정이다. 부지 면적만 약 100만㎡에 달하는 현지 최대 생산시설로, 에어컨용 컴프레서(압축기) 등을 시작으로 생산 품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법인의 성장은 LG전자 본사에도 적지 않은 실익을 안겨주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인도법인 상장으로 확보한 약 1조8000억원을 AI 데이터센터 냉각과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신사업과 인수합병(M&A)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AI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 수주액이 6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최근 북미에서 5GW 규모의 냉각 솔루션 장기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로봇 사업에서도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인도법인 상장이 본사의 미래 성장사업 투자 여력을 높이는 데 한 몫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이미 인도 가전시장에서 자리를 확실히 잡았고, 최근에는 해외 수출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며 "여기에 인도에서도 냉난방공조(HVAC)와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B2B 사업을 키우고 있어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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