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MSCI 퇴출 경고에 금리 부담까지···인니 진출 증권사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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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퇴출 경고에 금리 부담까지···인니 진출 증권사 '속앓이'

등록 2026.10.21 14:52

박경보

  기자

상반기 한투·키움·NH 현지법인 적자MSCI 강등 땐 최대 190억달러 유출 우려자산관리·기업금융 확대해 돌파구 모색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인도네시아 증시의 신흥시장 퇴출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현지 사업을 확대해 온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비상이 걸렸다. 상당수 현지법인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외국인 자금 이탈과 증시 급락에 금리 부담까지 겹치면서 위탁매매와 기업금융 사업 모두 타격이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신규 사업 확대에 신중하게 접근하면서 비용과 위험관리를 강화하고 현지 기업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MSCI 강등 위기에 현지법인 실적 개선 '빨간불'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최근 인도네시아 증시를 신흥시장에서 독립시장으로 강등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상장기업의 불투명한 지분 소유와 일부 투자자의 조직적인 거래 의혹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MSCI는 지난 1월에도 관련 문제를 제기했지만 인도네시아 당국의 개선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내년 4월 30일까지 시장 의견을 청취한 뒤 6월 말 최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MSCI의 강등 경고 이후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지난 16일 11.57% 급락한 데 이어 19일에도 3.64% 하락하며 이틀간 14.8% 밀렸다. 20일에는 인도네시아 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 등에 힘입어 5.65% 반등했지만 앞선 낙폭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인도네시아 거래소는 지분 집중도가 높은 종목을 대표지수 산정에서 제외하고 개별 종목의 하루 하락 제한폭을 기존 15%에서 7%로 축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국내 증권사들은 현지법인의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MSCI 강등이라는 추가 악재를 맞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은 37억87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24억2400만원과 16억9500만원의 적자를 냈다. 다만 KB증권은 같은 기간 57억47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인도네시아는 약 2억8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공을 들여온 시장이다. 젊은 인구와 중산층 증가에 따른 개인투자자 확대가 기대되는 데다 현지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요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국내 증권사들이 위탁매매뿐 아니라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사업까지 확대해 온 배경이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은 2013년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인수한 뒤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및 기업금융 사업을 확대해 왔다. 미래에셋 세쿠리타스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현지 주식 거래대금 기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23억21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116억8300만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 주식을 약 50억달러 순매도한 가운데 MSCI 강등이 현실화하면 추가 자금 이탈도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신흥시장 지수 제외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출 규모를 약 40억달러로 추산했다. 액티브 투자자들의 추가 매도 규모도 최대 15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매도세가 장기화하면 위탁매매 수익 감소와 함께 주가 급락에 따른 신용공여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룰리 아리아 위스누브로토 미래에셋 세쿠리타스 리서치 총괄은 지난 16일 자료를 내고 "장기적으로 시장 분류가 변경되면 기관투자자 기반이 축소되고 시장 유동성이 감소할 수 있다"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단순한 개선 약속보다 실제 개혁 조치가 이행되고 독립적으로 검증될 수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이탈에 재정·금리 부담 가중···수익 다변화 시급


인도네시아 증시는 이번 MSCI 경고 이전부터 외국인 자금 이탈과 재정 불안으로 부진을 겪어왔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카르타종합지수는 34.7% 하락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73조6000억루피아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도 프라보워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인도네시아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프라보워 정부의 대규모 복지 지출도 외국인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인도네시아 정부 예산은 전년 대비 6.1% 증가했고 무상급식에만 전체 예산의 7%가 배정됐다.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인 법정 상한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국부펀드 다난타라의 자금조달과 투자 우선순위에 대한 불확실성도 금융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루피아화 가치가 달러당 18000루피아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압박도 커지고 있다. 중앙은행은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해 올해 2분기에만 기준금리를 총 1.00%포인트(p) 인상했다. 특히 21일 통화정책회의에서도 기준금리가 현행 5.75%에서 6.25%로 0.50%p 추가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상승으로 현지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면 회사채 발행과 신규 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기업금융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증권사들은 시장 불안에 대비해 위탁매매 이외의 수익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채권과 펀드 판매를 확대하고 한국계 기업의 회사채 발행과 자금조달 자문을 강화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비대면 계좌 개설과 모바일 서비스 개선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는 한편 정보기술(IT)과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중장기 수익 기반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이 과정에서 내부통제와 고객보호 역량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시장 안정의 핵심 변수는 투자자 신뢰 회복과 외국인 자금의 재유입 여부"라며 "시장 투명성 및 투자 접근성 개선조치의 실효성이 중요하고, 단기 반등했지만 당분간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미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국내 증권사 현지법인들은 수익성 악화와 자금 조달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어 철저한 비용 관리와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라며 "국내 증권사들은 단기적인 거래대금 회복에만 의존하지 말고 사업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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