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책임 소극적···주주충실의무 실질화 필요성 제기전량 매수 원칙으로···주주 동의 땐 부분 매수 예외 허용본회의 처리는 현재 보류···운용사·개인투자자 반발 확산

개정 상법의 이사 충실의무 강화 취지에 맞춰 의무공개매수제도 역시 모든 주주를 평등하게 대우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배주주 지분만 우선 매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체 주주에게 동등한 매도 기회를 보장하고 부분 매수는 주주 동의를 전제로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반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책임에는 소극적"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2일 오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이사 충실의무와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이라는 주제로 제57차 세미나를 열었다.
의무공개매수제는 기업의 지배주주가 바뀌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일반주주에게도 새로운 인수자에게 주식을 매각할 기회를 보장해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의무공개매수제도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안은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이는 '선행매수'를 수행한 뒤 전체 발행주식의 50%+1주에 미달하는 물량을 공개 매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무위원회안이 동일한 가격에 지분을 매각할 기회를 제공하지만 일반주주들이 매각 기회에서 소외되거나 위험에 노출되는 구조적 강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발제를 맡은 이상훈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회사는 인수인의 실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제공하고 거래 종결을 위해 이사 교체 등 각종 권한까지 활용하지만 정작 일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는 소극적이었다"며 "주주 간 주식 매매라는 이유로 이사회가 책임을 회피하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전량 매수 원칙, 주주 동의시 부분 매수 예외로"
전문가들은 의무공개매수 과정에서 주주충실의무가 충분히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사회가 결의했다는 이유만으로 주주 이익을 충분히 고려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사의 주주충실의무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이사회 차원의 판단뿐만 아니라 주주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전량 매수와 지배주주의 선행 매수 제한을 기본 원칙으로 삼되 주주들이 동의한다면 예외로 부분 매수를 인정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에 참여한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도 "개정 상법이 모든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이라면 의무공개매수제도 역시 주주를 평등하게 대우하는 원칙을 따라야 한다"며 "지배주주 지분만 우선 매수하는 방식은 피하고 전체 주주에게 동일한 가격과 비율로 매도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무공개매수제도 법안은 지난달 17일 국회 정무위를 통과했으나 이달 1일 국회 본회의 처리가 보류됐다. 앞서 자산운용업계와 개인 투자자 등도 의무공개매수제도에 크게 반발하면서 '비례적 공개매수' 도입을 요구했다.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의무공개매수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안의 재논의를 촉구하는 긴급공동성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서는 '1400만 개미투자자를 기만하는 무늬만 주주 보호법인 의무공개매수제도,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전면 재검토 및 수정 입법 요청에 관한 청원' 동의자 수가 21일 저녁 기준 5만명을 넘기도 했다.
뉴스웨이 노영현 기자
nogo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