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사고를 다시 충돌시킨 이유···데이터로 안전기술 빈틈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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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다시 충돌시킨 이유···데이터로 안전기술 빈틈 찾는다

등록 2026.10.22 18:05

권지용

  기자

실제 사고 재현을 통한 데이터 분석새로운 안전기술 개발 방향 제시

22일 대구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에서 열린 'K-CRASH 2026' 현장. 사진=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22일 대구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에서 열린 'K-CRASH 2026' 현장. 사진=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자동차가 충돌하는 순간, 시험은 끝나지만 분석은 시작된다. 실제 도로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재현하고 차량에 남은 데이터를 분석하면 기존 안전장치가 놓치는 상황을 찾아내고 새로운 기술 개발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충돌시험이 단순한 안전성 검증을 넘어 자동차 안전기술을 개선하기 위한 데이터 확보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는 22일 대구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주행시험장에서 'K-CRASH 2026'을 열고 자동차와 이륜차의 충돌 및 차대차 교차로 사고 상황을 재현했다. 실제 사고를 바탕으로 충돌 조건을 구성하고 시연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사고 원인 분석과 안전기술 개발에 활용하는 것이 행사 취지다.

이륜차 충돌 시연은 사고조사 분석 프로그램인 IGLAD에 수집된 오토바이 사고 데이터 1429건을 토대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교차로 사고를 바탕으로 기본 시나리오 두 가지를 선정하고 좌회전 상황에서 자동비상제동장치가 대응하기 까다로운 조건도 추가했다. 실제 사고 유형을 시험 환경에서 재현해 자동차와 이륜차가 마주치는 상황에서 안전기술이 고려해야 할 조건을 살폈다.

실제 충돌 장면은 예상보다 강렬했다. 비교적 낮은 속도에서 진행된 시연이었지만 자동차와 이륜차가 부딪히는 순간 차체가 크게 흔들리고 충돌음이 시험장에 울려 퍼졌다. 속도가 빠르지 않더라도 두 이동수단이 충돌하면 상당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도로 위에서 순간적으로 벌어지는 사고를 시험장에서 재현한 것은 충돌의 양상을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고가 발생한 조건과 차량의 대응을 분석해 안전기술 개선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사고기록장치 데이터 추출을 위한 차대차 충돌 시연. 사진=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사고기록장치 데이터 추출을 위한 차대차 충돌 시연. 사진=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차대차 충돌 시연에서는 운전자의 과도한 조향 조작으로 전방충돌방지장치(FCA)가 작동하지 않는 교차로 사고 상황도 재현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장착돼 있더라도 모든 사고를 막을 수는 없다. 차량 움직임과 운전자 조작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안전장치의 대응 양상이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사고 상황을 토대로 한 검증이 중요하다.

충돌 시연은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 추출로 이어졌다. EDR은 사고 전후 차량의 주요 정보를 기록하는 장치로,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하면 사고 당시 차량의 움직임과 제동 등 사고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충돌을 재현하고 데이터를 추출한 뒤 분석하는 과정을 연결해 사고 원인을 과학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는 개별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고 유형과 차량의 대응 특성을 누적해 분석하면 기존 안전장치가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는 조건을 파악하고 향후 개발해야 할 기술의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다. 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험 시나리오를 만들고 재현 과정에서 얻은 결과를 다시 분석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대상용차ADAS 신기술 시연. 사진=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현대상용차ADAS 신기술 시연. 사진=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이번 행사에서는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 연구기관 등이 참여해 미래 모빌리티 안전기술도 논의했다. 학회는 실차 충돌시험과 사고 데이터 분석을 연계해 사고조사 역량을 높이고 현장 실증 결과를 안전기술 및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안전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실제 도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검증하는 작업도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관계자는 "사고를 재현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 결과를 새로운 기술 개발에 반영하는 과정이 자동차 안전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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