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토베시미그', 교차투여 보정에도 생존 이득 입증 못해

ICT·바이오 제약·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토베시미그', 교차투여 보정에도 생존 이득 입증 못해

등록 2026.10.24 21:05

이병현

  기자

보정 전체생존기간 위험비 0.85·p값 0.53···통계적 유의성 미확보종양 반응·무진행생존 개선에도 FDA '허가 전 추가 임상 권고'는 난제컴퍼스, 기존 데이터로 협의 지속 방침···에이비엘 기술료 유입 시점 변수

사진=에이비엘바이오사진=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가 기술수출한 담도암 치료제 후보물질 '토베시미그(개발코드명 ABL001·미국명 CTX-009)'가 종양 축소와 질병 진행 지연 효과를 확인하고도 환자 생존기간을 늘린다는 통계적 근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대조군 환자가 시험약으로 전환한 영향을 보정하기 위해 실시한 추가 통계 분석에서도 전체생존기간(OS)의 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서, 미국 품목허가 신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에이비엘바이오의 미국 파트너사 컴퍼스 테라퓨틱스가 국제학술지 '임상종양학저널(JCO)' 논문 게재 및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6) 구두 발표에 맞춰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임상 2/3상(COMPANION-002)의 교차투여 보정 OS 위험비(HR)는 0.85로 집계됐다. 95% 신뢰구간은 0.59~1.26, p값은 0.53으로 통계적 유의성 기준(p<0.05)을 충족하지 못했다.

토베시미그는 종양 내 신생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DLL4와 VEGF-A 신호 경로를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항체다. 이번 COMPANION-002 임상은 이전에 1차 전신 항암치료를 받은 진행성·전이성 담도암 환자 168명을 토베시미그·파클리탁셀 병용투여군(111명)과 파클리탁셀 단독투여군(57명)에 2대 1로 무작위 배정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했다. 1차 평가지표는 독립적 중앙 판독(BICR)에 따른 객관적반응률(ORR)이며, 무진행생존기간(PFS)과 OS, 반응지속기간(DoR)이 주요 2차 평가지표로 설정됐다.

종양 억제 효과를 보여주는 지표는 개선됐다. 최종 집계된 병용군의 ORR은 18.0%로 단독군(5.3%)보다 세 배 이상 높게 나타나며 1차 평가지표를 달성했다(p=0.0228). 병용군의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4.9개월이었다. 핵심 2차 지표인 PFS 중앙값 역시 병용군이 4.7개월로 단독군(2.6개월)을 크게 앞섰으며,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6%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HR=0.44, p<0.0001).

문제는 항암제 허가의 핵심 잣대인 생존기간(OS)이다. 앞서 컴퍼스가 지난 4월 공개한 최초 배정군(ITT) 기준 분석에서 병용군의 OS 중앙값은 8.9개월로, 대조군의 9.4개월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HR=1.05, p=0.78). 당초 기대했던 생존 연장 효과가 표면적 수치로는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컴퍼스 측은 대조군 환자 57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31명(약 54%)이 질병 진행 판정 이후 토베시미그 병용요법으로 넘어간 '교차투여(crossover)'가 OS 결과를 왜곡했다고 설명했다. 대조군 환자 상당수가 후속 치료로 시험약을 투여받으면서 두 집단 간 생존 격차가 희석됐다는 논리다.

실제로 회사는 지난 4월 탑라인 발표 당시에도 교차투여 영향을 보정하기 위해 '순위보존 구조적 실패시간(RPSFT)' 통계모형을 적용했으나, 분석에 필요한 통계적 가정이 충족되지 않아 결과를 해석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이번 JCO 논문에서는 교차투여가 없었을 상황을 가정해 산출하는 '2단계 추정법(Two-Stage Estimation)'을 사후 탐색적 분석으로 새롭게 제시했다. 그 결과 위험비 점추정치(0.85)는 기존 분석(1.05)보다 병용군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동했지만, 신뢰구간(0.59~1.26)이 양군 간 차이가 없음을 의미하는 '1.0'을 넓게 포함하면서 생존 개선 효과를 확증하는 데는 실패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두 표적 경로를 동시에 억제하는 병용요법 특성상 이상반응 빈도가 대조군보다 높게 보고됐다. 치료 후 발생한 3등급 이상 이상반응(TEAE) 비율은 병용군 93.5%, 단독군 64.2%였으며, 이상반응으로 인한 전체 치료 중단 비율은 각각 27.8%와 11.3%, 사망으로 이어진 TEAE는 각각 5.6%와 1.9%로 집계됐다. 다만 TEAE는 약물과의 인과관계와 무관하게 투여 시작 후 새로 나타나거나 악화된 모든 의학적 사건을 포괄하는 지표다. 기저 질환 악화 등이 함께 반영되므로 해당 수치를 모두 약물 독성에 의한 사망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회사 측은 고혈압(69%)과 피로(67%) 등이 주요 이상반응이었으며, 고혈압성 위기나 예기치 못한 중증 심혈관 독성 없이 기존 VEGF 억제제 계열의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관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 결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에도 난관이 예상된다. 앞서 컴퍼스는 지난 9월 22일 공시를 통해 FDA가 바이오의약품 허가신청서(BLA) 제출 전 생존 이득을 입증하는 추가 임상시험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당시 회사는 담도암 2차 치료제 시장에 승인된 표준요법이 마땅치 않다는 미충족 의료 수요와 ORR·PFS 개선 성과를 앞세워 신규 임상 없이 허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발표에서도 컴퍼스는 FDA와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FDA는 지난해 8월 발표한 '항암제 임상시험의 전체생존기간 평가' 가이드라인 초안을 통해 ORR이나 PFS를 1차 지표로 삼은 무작위 임상에서도 OS 데이터를 철저히 수집·평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일부 항암제가 종양 크기는 줄이더라도 누적 독성 등으로 인해 장기 생존율을 오히려 떨어뜨린 사례가 있었던 만큼, OS를 유효성뿐 아니라 안전성 검증의 핵심 지표로 보겠다는 것이 당국 기조다.

미국 내 허가 일정이 안갯속에 빠지면서 원개발사인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료 수익화 시점도 영향을 받게 됐다.

컴퍼스의 올해 2분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서(Form 10-Q)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토베시미그 개발·허가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최대 9600만달러, 상업화 마일스톤으로 최대 3억300만달러를 수령할 수 있으며 출시 후 순매출에 연동된 한 자릿수 비율의 단계별 로열티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마일스톤은 임상 진입이나 허가 신청·승인 등 계약상 특정 조건이 달성돼야 유입되는 구조여서, 향후 FDA와의 협의 결과에 따른 추가 임상 진행 여부가 에이비엘바이오의 중기 현금흐름에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