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두산, 벤처펀드 2배 키운다···AI·로봇·반도체 투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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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벤처펀드 2배 키운다···AI·로봇·반도체 투자 확대

등록 2026.10.28 16:20

김제영

  기자

계열사 5곳 총 2020억원 규모 조성외부 기술의 사업화·계열사 접목 주목투자 성과 입증은 과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두산그룹이 벤처투자 펀드 규모를 두 배로 늘린다. 기존 1000억원 규모였던 1호 펀드에 이어 2000억원이 넘는 2호 펀드를 조성하면서 인공지능(AI)·로봇·반도체 등 미래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낸다. 그룹 계열사 5곳이 출자에 참여하는 가운데 외부 기술을 기존 사업에 접목하고 신규 사업 기회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벤처투자 전문회사(CVC) 두산인베스트먼트는 약 2020억원 규모의 '두산신기술투자조합 2호'를 조성한다. 이번 펀드는 2024년 결성한 1000억원 규모 1호 펀드보다 두 배가량 커진 규모다.

이번 펀드에는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두산테스나 등 그룹 계열사 5곳이 각각 400억원씩 출자를 약정했다. 계열사들의 출자 약정액은 총 2000억원이다. 운용사인 두산인베스트먼트도 20억2200만원을 출자 약정해 전체 펀드 규모는 2020억2200만원으로 구성된다.

출자금은 약정 한도 내에서 자금 납입을 요청하는 캐피털콜(Capital Call) 방식으로 분할 납입할 예정이다. 펀드 존속 기간은 오는 11월 13일부터 2034년 11월 12일까지 8년이며, 1년 단위로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투자 목적은 유망 벤처기업 발굴과 투자다.

두산인베스트먼트는 두산의 100% 자회사다. 두산은 2023년 7월 자본금 100억원으로 두산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뒤 같은 해 12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이듬해 2월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두산테스나 등 5개 계열사가 각각 200억원씩 출자해 10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를 결성했다. 당시부터 로보틱스와 반도체, AI, 자동화, 친환경 에너지 등을 주요 투자 분야로 삼았다.

두산인베스트먼트는 2024년 반도체 팹리스 기업 유니컨과 로봇 의수 개발사 만드로 등에 투자하며 벤처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AI 분야와 첨단 전자소재 분야로 투자 범위를 넓혔다. 두산그룹이 올해 초 프랑스계 AI 스타트업 AMI 랩스에 투자했을 당시 두산인베스트먼트도 투자에 참여했으며, 고성능 전자소재 기업 윌코의 투자 라운드에도 참여했다. 이 밖에도 로봇 자동화와 AI 소프트웨어, 반도체 관련 기업 등 기술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이 같은 투자는 외부 혁신 기술을 확보해 그룹의 기존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자체 연구개발만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기술을 조기에 접하고, 향후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기업의 성장에 따른 재무적 수익뿐 아니라 계열사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사업 기회를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호 펀드에서는 이러한 투자 전략을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AI 산업이 성장하면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제조 자동화 등 여러 분야에서 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외부 기술 발굴을 넘어 계열사 사업에 적용하거나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면 기술 도입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신규 사업 기회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두산 계열사별 사업과 투자 분야 사이에는 접점이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설비와 에너지 인프라, 두산은 전자소재,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두산테스나는 반도체 테스트 사업을 각각 영위하고 있다. 로봇·자동화 기술은 제조 현장의 효율화와 연결될 수 있고, 반도체 관련 투자는 그룹의 반도체 사업과 접점을 찾을 수 있다. AI 기술 역시 산업 현장의 자동화와 데이터 활용 등으로 확장할 여지가 있다.

다만 투자 규모가 커진 만큼 기존 투자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벤처투자는 기술 개발과 시장 진입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투자 기업의 성장 추이와 후속 투자 유치, 투자금 회수 실적 등은 펀드 운용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여기에 계열사와의 기술 검증·공동 개발·제품 공급 등 사업 연계 사례까지 확인되면 투자 확대의 의미도 한층 구체화할 수 있다.

두산의 벤처투자 확대가 외부 혁신 기술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연결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호 펀드의 투자금 회수 실적과 투자 기업의 성장 추이, 계열사와의 협업 사례는 2호 펀드의 성과를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투자 규모 확대를 넘어 그룹의 사업 경쟁력 강화와 투자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두산인베스트먼트의 과제로 남았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인베스트먼트는 그룹의 3대 사업축인 '에너지, 스마트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기술, 신사업 등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2호 펀드도 이러한 방향성 안에서 미래혁신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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