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대원·일동 파도프라잔, 3상 성공···P-CAB 후발 주자 승부처 '적응증·해외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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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일동 파도프라잔, 3상 성공···P-CAB 후발 주자 승부처 '적응증·해외사업'

등록 2026.10.30 17:27

이병현

  기자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3상서 기존 PPI 대비 비열등성 입증···연내 식약처 허가 신청케이캡 등 선발주자 '적응증 6개' 장벽 넘어설 후속 임상 관건원개발사 일동제약, 국내 '쌍둥이약' 출시·글로벌 기술수출 타진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대원제약이 개발 중인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후보물질 '파도프라잔(개발코드명 DW4421)'이 국내 임상 3상 관문을 통과했다. 먼저 시장에 안착한 경쟁 약물이 치료 영역과 처방 기반을 빠르게 넓히고 있어, 향후 적응증 확대 속도와 해외 사업화 성과가 후발주자의 시장 안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30일 대원제약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파도프라잔의 국내 임상 3상 톱라인(주요 지표) 분석에서 1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충족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세부 데이터 분석을 마무리하는 대로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최종 임상시험 결과보고서를 제출하고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22개 의료기관에서 환자 328명을 모집해 진행한 이번 임상은 파도프라잔 20㎎ 및 40㎎ 투여군의 효과를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치료제인 에소메프라졸 40㎎ 투여군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약물을 4주간 우선 투여한 뒤 식도 점막 결손이 완전히 아물지 않은 환자에게는 최대 8주까지 투여를 이어갔으며, 내시경 검사로 확인한 식도 점막 결손의 완전 치유 비율을 1차 평가변수로 삼았다.

임상시험 계획서를 준수한 환자군(PP)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파도프라잔은 두 용량 모두에서 에소메프라졸 대비 비열등성을 증명했다. 대조군과 유효율 차이에 대한 양측 95% 신뢰구간은 40㎎ 투여군이 -2.50~6.87%포인트, 20㎎ 투여군이 -3.90~6.58%포인트로 집계됐다. 두 용량군의 신뢰구간 하한치(-2.50%포인트, -3.90%포인트) 모두 사전 설정된 비열등성 허용 한계(-10.0%포인트)를 웃돌았다.

안전성 지표인 약물이상반응 발생률 역시 40㎎군 4.59%, 20㎎군 3.74%로 대조군(3.70%)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연구 기간 중 중대한 약물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3상 데이터는 식약처 품목허가 문을 두드리기 위한 핵심 근거가 된다. 다만 대조약을 기존 PPI 제제로 설정한 비열등성 시험인 만큼, 이번 결과만으로 케이캡(HK이노엔)·펙수클루(대웅제약)·자큐보(온코닉테라퓨틱스) 등 기존 P-CAB 제제와 직접적인 약효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아울러 이번에 공개된 주요 결과 공시에는 투여군별 절대 치유율 수치나 전체분석군(FAS)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았다.

품목허가 이후 본게임은 선발 주자가 선점한 4000억원대 처방 시장 내 점유율 경쟁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CAB 계열 의약품의 원외처방 실적은 368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9% 급증했으며, 올해는 4000억원 돌파가 유력시된다. 외형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의 경쟁 축도 초기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를 넘어 치료 후 유지요법과 궤양 예방 등 후속 적응증으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 선두인 HK이노엔의 케이캡은 올해 7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투여와 관련된 소화성궤양 예방' 적응증을 새로 허가받으며 국내 P-CAB 중 가장 많은 6개 적응증을 구축했다. 기본 영역인 미란성·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위궤양 치료는 물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까지 처방 저변을 넓혀 놓은 상태다.

후발주자인 대원제약 역시 처방 영역 확장을 위해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환자 대상의 별도 임상 3상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에 완료한 미란성 질환 임상을 발판으로 시장에 진입한 뒤, 비미란성 질환 허가 근거를 연이어 확보하는 것이 적응증 확대의 1차 과제다.

장기 처방 및 병용 영역을 겨냥한 초기 임상도 가동 중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스(ClinicalTrials.gov)'와 식약처 임상 정보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건강한 성인 150명을 대상으로 파도프라잔과 소염진통제(NSAIDs) 3종 간 약물상호작용을 평가하는 임상 1상을 등록해 진행하고 있다.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아목시실린·클래리트로마이신)와의 체내 약동학적 상호작용 및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36명 규모의 임상 1상도 추진 중이다. 이들 연구는 약물 간 상호작용을 살피는 초기 단계 시험이어서, 실제 환자에서 궤양 예방이나 제균 효능을 입증해 적응증을 따내기까지는 추가 후기 임상이 필요하다.

상업화 국면에서는 개발 주체인 대원제약과 원개발사 일동제약의 역할 분담 및 수익 공유 구조도 관전 포인트다. 파도프라잔은 본래 일동제약이 자체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로, 2023년 11월 물적분할된 신약 연구개발(R&D) 자회사 유노비아로 권리가 이전된 바 있다. 이후 유노비아는 임상 1상을 마친 뒤 2024년 5월 대원제약과 공동개발 및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후속 임상과 품목허가, 국내 상업화 주도권을 대원제약에 부여했다.

일동제약은 파도프라잔이 후기 임상 단계에 진입하자 권리와 R&D 조직을 다시 거둬들였다. 지난해 11월 유노비아에서 파도프라잔 관련 자산과 권리 일체를 93억8000만원에 양수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유노비아 흡수합병을 마무리하며 파이프라인 관리 체계를 일원화했다.

이에 따라 일동제약은 직접 보유한 해외 판권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개발 완료 시점에 맞춰 자체 상표 신약을 별도 출시하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2024년 계약 당시 대원제약의 허가 자료를 공유받아 동일 성분의 의약품을 다른 브랜드로 제조·판매할 수 있도록 설계한 복수 상표 권리 구조가 배경이다. 품목허가가 이뤄지면 국내 시장에 대원제약과 일동제약이 신약을 별도로 풀 수 있는 셈이다.

글로벌 파트너링 타진도 이어지고 있다. 일동제약은 이달 6~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 'CPhI 월드와이드 2026'에 참가해 해외 제약사와 파도프라잔의 글로벌 사업화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이번 톱라인 결과를 바탕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세부 분석을 진행하면서,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최종 결과보고서를 제출하고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면서 "이와 함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추가 적응증 획득을 위한 임상시험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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