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 "기술수출 계약, '선급금'보단 장기적 가치와 IP 전략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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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연 알테오젠 대표 "기술수출 계약, '선급금'보단 장기적 가치와 IP 전략이 핵심"

등록 2026.10.29 23:17

임주희

  기자

10건 글로벌 라이선싱 성공 노하우 공개"표적 독점권 안 주는 비독점 플랫폼 전략 필요""거버넌스 리스크엔 ESG 등 직접 챙기며 방어"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 사진=임주희 기자전태연 알테오젠 대표. 사진=임주희 기자

글로벌 빅파마와의 대형 기술수출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K-바이오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한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가 바이오 기술수출 관련해 선급금에 매몰되기보단 장기적 가치와 정교한 지식재산권(IP) 설계를 우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 전문세션 15에서는 '계약 전엔 몰랐다: 바이오 딜을 흔드는 결정적 변수'를 주제로 이어진 두번째 패널 토론에 참석한 전태연 대표는 기술수출 시 초기 계약금 규모에 대한 질문에 "초기에는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 확보에 집중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기술의 가치가 입증된 현재는 상용화 후기 단계의 가치(로열티)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구조를 짠다"고 밝혔다.

이어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은 빅파마의 기존 블록버스터 약물에 적용되기 때문에 임상 및 상업화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자체 기술력과 시장성에 확신이 있다면 초기 선급금 비중에만 얽매이지 않고 후반부 로열티를 높여 장기적 가치를 가져오는 전략이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생화학자 출신이자 미국 특허 변호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알테오젠의 글로벌 사업개발(BD) 총괄을 거쳐 지난해 말 대표이사(CEO)직에 올랐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노바티스와 체결한 약 3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포함해 총 10건의 굵직한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L/O) 계약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전 대표는 특히 플랫폼 바이오텍의 핵심 IP전략으로 '제품 독점권'과 '표적 독점권'의 분리를 강조했다. 파트너사가 전체 타깃에 대해 특허를 출원할 경우 다른 파트너사와의 기존 계약을 침해할 수 있어 텀시트 초기 단계부터 이를 명확히 분리·방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 대표는 "우리 플랫폼은 동일한 타깃이라도 여러 파트너사가 각자의 의약품에 적용할 수 있다"며 "파트너사에 제품에 대한 독점권은 부여하되 특정 타깃 전체에 대한 독점권은 주지 않는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고 말했다.

"텀시트 구속력 없다는 생각은 위험··· 최고경영진이 세부 조항 직접 봐야"

계약 협상의 첫 단추인 텀시트(주요 조건 합의서) 작성과 관련해 전 대표는 '세부적이고 철저한 검토'를 주문했다.

그는 "초기에는 2페이지 분량의 간결한 텀시트를 선호했으나, 회사가 성숙해지고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ity Act), 관세 장벽, 특허 분쟁 등 글로벌 환경 변수가 복잡해지면서 텀시트 역시 매우 구체화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문제 해결 과정을 면밀히 담아내다 보니 분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패널들은 텀시트의 구속력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일깨웠다. 바트 뉴랜드 변호사는 "텀시트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해서 쉽게 번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큰 착각이며 강한 반발을 부른다"고 말했다. 전 대표도 "협상 과정에서 조건을 뒤집기는 매우 어려우므로 처음부터 책임질 수 있는 조건을 신중히 담아야 한다"고 동의했다.

아울러 계약 체결 이후의 공동운영위원회(JSC) 등 거버넌스와 파트너십 유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및 교착 상태를 어떻게 예방·관리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 대표는 사전 조율과 경영진의 실무 파악을 핵심 해법으로 꼽았다.

전 대표는 "BD 총괄 시절부터 기밀유지협약(CDA), 물질이전계약(MTA), 본계약까지 모든 계약서 초안을 직접 검토하며 실무 감각을 익혔다"며 "외부 법률 자문단에만 전적으로 의존할 것이 아니라, 회사의 기술 한계와 내부 제조 역량을 정확히 알고 있는 내부 경영진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유럽 파트너사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기준 미달 시 '중대한 계약 위반(Material Breach)'으로 간주하기도 한다"며 "경영진이 이러한 세부 조항의 실질적 파급력을 모른 채 서명하면 돌이킬 수 없는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모든 디테일을 직접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왼쪽부터 조슈아 T. 호프하이머 시들리 오스틴 파트너,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 서용범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이우진 WJ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바트 뉴랜드 제미니 로 시니어 카운셀. 사진=임주희 기자왼쪽부터 조슈아 T. 호프하이머 시들리 오스틴 파트너,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 서용범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이우진 WJ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바트 뉴랜드 제미니 로 시니어 카운셀. 사진=임주희 기자

패널들 "바이오 딜, 당일 축포보다 '장기적 가치 평가'가 본질"

이날 세션에 참석한 패널들은 알테오젠의 사례처럼 단기적인 계약 규모보다는 중장기적 파트너십과 리스크 관리 구조화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용범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유한양행의 렉라자(레이저티닙) 사례를 들며 "2018년 당시 얀센과의 계약에서 선급금은 5000만 달러로 전체 규모의 4% 수준이었으나, 상용화 파트너를 제대로 선택해 글로벌 병용 임상을 완주한 결과 2026년 현재 누적 수령액만 3억 달러를 넘어섰다"며 "좋은 딜은 계약 체결 당일의 숫자가 아니라 자산의 전체 생애주기에 걸쳐 평가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우진 WJ 법률사무소 이우진 대표변호사와 바트 뉴랜드 변호사도 계약 결렬이나 중도 해지 시 데이터·특허 귀속 권리를 정하는 '계약 해지(Termination) 조항'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임상 실패 등으로 자산이 반환됐을 때 이를 다른 파트너와 지속 개발할 수 있는 법적 안전장치를 계약서에 반드시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우진 변호사는 "결혼할 때 이혼을 먼저 생각하지 않듯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계약 초기 단계에서 해지 조항을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임상 성공률이 높지 않은 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예기치 못한 분쟁이나 개발 중단에 대비해 계약 종료 및 자산 반환 조건을 텀시트 단계부터 매우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트 뉴랜드 변호사 역시 "빅파마와의 협업 과정에서 생성된 임상 데이터와 규제 문서, 공동 개발된 개량 특허 등의 권리가 해지 시 누구에게 귀속되는지가 핵심"이라며 "비록 이번 파트너십이 완주하지 못하더라도 해당 자산이 사장되지 않고 차기 파트너와 후속 개발이나 상업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식재산권(IP) 통제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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