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상호금융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조기경보시스템'(EWS)을 도입하기로 했다. 상호금융이 수신이 늘어면서 고위험군에 투자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등 재정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결론에서다. 금융위는 특히 조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지난 18일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행정안전부, 금융감독원 등 상호금융 관계기관들과 참석해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 등을 담을 '상호금융 건전성'에 대한 감독 방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상호금융조합은 건전성 감독은 대부분 금융위지만 주무부처가 달라 규제 장치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신협의 주무부처는 금융위지만 농협과 수협은 농림수산부, 산림조합은 산림청,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 관할이었다.
단위조합은 그동안 저신용자와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높아 경기변동에 민감하고 리스크와 손실 위험이 높은 편이었다. 문제는 이런 리스크관리와 손실을 흡수한 능력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작년 기준으로 총 여신 중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은 은행은 51%(5월기준)지만 상호금융은 80%(6월 기준)에 육박했다. 또 7등급 이하 저신용자도 은행은 8%(9월 기준)지만 상호금융은 21%에 달했다.
2009년 비과세 예탁금한도가 확대된 이후 고금리 이점 때문에 수신도 크게 증가했다. 상호금융 총 수진은 작년 9월말 기준으로 378조원으로 조사됐다.
수신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자금활용도의 문제도 지적됐다. 상호금융 개별조합은 수신 증가로 발생한 여유자금을 고위험여신이나 유가증권투자 등으로 운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비과세예금 등의 재연장과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 등으로 상호금융 수신 증가세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이를 운용하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미비하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이번에 내놓은 조기경보시스템은 이런 위험성을 가장 먼저 경고하는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가장 큰 특징은 '상시감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금융감독원과 각 중앙회가 3700여개의 단위조합을 상시 모니터링을 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 시스템은 수신이 급증하거나 고위험 자산운용 등 잠재리스크가 있는 조합을 별도로 선정해 금감원에서 중점 관리한다. 조합은 매 분기별 회의를 열어 선정한다.
이번에 내놓은 방은 시스템 관리 뿐만 아니라 일선 조합에 대한 감독도 포함했다. 먼저 중앙회를 통해 수신금리 합리화를 지도하기로 했다. 수신이 지나치게 빠르게 증가한 조합은 중정관리조합으로 선정하고 건전성 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올해 안에 중앙회 예탁금 실적배당제 전환도 추진된다. 현재는 조합이 중앙회 예치하는 예탁금에 대해 운용실적과 무관하게 고정금리를 보장하는 방식이다. 이는 조합 여신운용처가 제한된 상황에서 수신증가는 조합 자체리스크 뿐만 아니라 중앙회의 재무리스크로 확대되는 요인으로 작용됐다.
올해 안에 회계투명성과 외부감사도 확대된다. 상호금융기관별로 외부감사 기준이 다르고 조합의 대부분은 외부감사가 의무화 되어 있지 않다. 앞으로 외부감사 대상을 확대하고 소규모 조합은 약식으로 회계감사인 확인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부실조합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자본 확충이 힘든 조합은 앞으로 불이익과 제재 부과를 위한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출자금제도 개선도 검토하기로 했다. 중앙회가 조합에 대한 감독과 책임기능도 강화된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sometimes@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