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지배구조 개편” 지주회장 퇴진 압박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겨냥해 사실상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신 위원장은 금융권 지배구조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한 뒤 새 정부의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서도 퇴임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 위원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융은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다. 공익을 사유화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현 금융지주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신 위원장은 작심한 듯 금융지주회장들의 거취문제도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관련된 질문에는 “잘 알아서 판단하실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임에 “정부의 민영화 방침과 철학을 같이 할 수 있는 분이 맡으면 좋다”고 설명해 사실상 이회장의 용퇴를 촉구했다.
퇴임한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과 사의를 표명한 산은금융지주회장에 대해서는 “새 정부의 부담을 덜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낙하산 인사’논란과 관련해서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전문성이 있는 분은 더 할 것이고 전문성이 없거나 정치적으로 된 분은 거기에 맞게 합리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선진화 TF팀 운영을 밝히며 지배구조의 불합리성을 역설했다. 이미 대수술을 예고한 만큼 거침없이 진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금융지주회제도가 도입돼 12년이 지났다”며 “대형금융회사 대부분 지주회사 시스템으로 전환됐지만 국내 금융회사 지배구의 불합리성이 부각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신 위원장이 바라보고 있는 금융회사의 문제점은 지배구조 현황, 후계구도, 최고경영자(CEO) 관련 리스크 축소방안,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책임성, 전문성, 제고방안, 본인, 대리인 문제해결, 기관투자자 등 주주 역할, 대주주의 견제 기능 강화 등이다.
금융위는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금융위, 금감원, 업계, 학계 등 전문가들로 TF팀을 구성해 5월말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신 위원장은 폐쇄적인 금융시스템에 대해서도 우회적인 표현을 썼다. 신 위원장은 “금융권에서도 스타가 나와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끔과 희망을 갖고 금융계의 스타가 되기 위한 풍조를 만들 필요가 있지 않겠냐. 이번 TF팀이 이를 위한 단초를 제기할 것이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도 내놓았다. 먼저 공적자산관리위원회가 상반기까지 우리금융지주 매각 여건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매각방안과 일정, 시기 등을 검토한다고 신 위원장을 밝혔다.
그는 “특정 매각 방식을 염두해 두는 것이 아니라 경영권 매각과 분산매각, 자회사 분리 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현 상황에서 최적의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정책금융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크게 4가지를 제시했다. 중앙은행 통화신용정책과 건전성규제완화, 정책금융 지원확대, 특정영역(Targeted) 유동성 공급이다.
신 위원장은 “건전성규제완화는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겪었듯이 매우 위험한 정책이어서 고려하기 곤란하지만 특정영역 유동성 공급은 경기순응성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검토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견해를 나타냈다.
특히 최근 추경 등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에 맞춰 정책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금융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신보와 기보의 기술창업보증을 확대하고 지식재산금융과 중기 M&A 시장 활성화 등 기반을 조성하고 주택금융 모기지 공급도 지속적으로 늘려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연대보증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무조건 폐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이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신 위원장은 “오히려 연대보증을 이용하지 못하게 해 불리해지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금융회가가 필요없는데도 관행처럼 연대보증을 받고 있어 폐지를 우선 원칙으로 할 것이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체계 개편도 TF팀의 결과에 따라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원 신설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6월말까지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국회요청 사항과 향후 있을 수 있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TF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신 위원장은 “학계와 연구기관, 업계 등 외부전문가들로 구성할 예정이다”며 “4월 중순부터 6월초까지 활동하고 운영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의 의견도 청취해 최종보고서를 6월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관련태그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sometimes@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