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전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참을 만큼 참았다”, “국민이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며 힘주어 말하는 그의 표정에 비장함이 묻어났다.
김 대표는 당 내외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경쟁 상대인 새누리당 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친노(親盧)세력의 견제와 질타, 야권 지지자들에게까지 압박을 받아왔다. 심지어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제 역할을 가장 잘 못하고 있는 민주당 선출직 지도부는 누구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때문에 ‘장외투쟁’이라는 김 대표의 결정에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일단 강한 태도와 어조를 사용하고 분명히 어필하는 느낌을 주면서 그동안 강경한 대여(對與) 공세를 주장해오던 당내 강경파를 달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면서도 국회를 보이콧하지 않고 원내 협상의 여지를 열어둬 여론의 질타를 다소나마 피해가겠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화를 통합 합의를 중시하는 스타일인 김 대표가 당내 강경파에 떠밀려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국정원 국정조사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둘러싼 여야 공방에서 민주당이 수세에 몰리는 과정 동안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해 적잖은 질타를 받아왔다.
민주당은 1일부터 장외로 나선다. 서울 시청광장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국정원 대선개입 등에 대한 의혹 해소를 요구하는 시민들과 합세해 여권을 압박할 방침이다.
이번 장외투쟁은 자연스레 김 대표에 대한 평가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낼 경우 김 대표의 리더십은 상당 부분 회복되면서 현 지도부에 힘이 실리게 될 전망이다.
반면 장외투쟁의 동력이 떨어지거나 역풍에 직면하게 된다면 당내외 세력들의 ‘김한길 흔들기’는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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