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1단계협상 마무리···농수산물의 향방은?

한·중 FTA 1단계 협상이 마무리됐다. 한·중 FTA의 핵심쟁점 중 하나인 농수산물을 어느정도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양국은 이번 1단계 협상을 통해 모댈리티(Modality·협상기본지침) 문안에 합의, 향후 본격적 품목 협상인 2단계 협상 개시의 토대를 마련했다.

한·중 FTA는 농수산물, 일부 제조업 분야에 대한 국내 우려를 감안해 1단계에서 민감품목 보호 범위를 정한 후 2단계에서 품목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번 협상에서 두 나라는 ▲상품분야(일반,민감,초민감품목) ▲서비스투자분야 ▲규범분야 ▲경제협력분야의 모댈리티에 대해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상품분야에 품목 수 기준 90%, 수입액 기준 85%의 자유화 수준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1단계에선 어떤 품목을 관세 철폐 대상에 넣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초민감품목으로 받아들여지는 농수산품은 향후 2단계 협상에서 향방이 가려질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은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와 인접할 뿐만 아니라 계절도 비슷하고 농산물 종류와 작부체계도 유사해 그동안 한·중FTA 협상때마다 농수산물이 민감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또한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노동집약적 농산물의 가격경쟁력은 높은 실정이다.

하지만 초민감품목을 품목수 기준으로 10%에 해당하는 결과를 이끌어내 한·미 FTA, 한·EU FTA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준의 합의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수입은 808억 달러로 그 중 농수산물은 42억 달러였다. 이는 전체 수입에 5%를 차지해 비중이 크지 않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또한 지난해 중국과의 전체 교역품목은 1만2000개로 이 중 10%인 1200개 품목이 초민감품목으로 관세철폐 제외대상에 들어가게 된다. 즉 초민감품목에 농수산품이 얼마나 포함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산업부는 지구상의 모든 농산물이 2200개 정도인 것을 감안, 그 중 우리나라에서 나지 않는 품목도 있기 때문에 10% 정도의 초민감 품목을 가지고 있으면 농수산물을 보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한·중 FTA 1단계 협상 결과에 대해 민간 전문가들은 우리 농산품에 대한 중국의 허용범위에 따라 2단계 협상이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어명근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 FTA보다 농산물 제외 여력이 높아져 여유가 생겼다”며 “10% 정도 초민감품목을 가지고 있으면 농산품을 보호할 수 있지만 어느 품목을 중국이 허용할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중 FTA 1단계 협상이 완료와 관련, 2단계 협상에서 중국 측의 우리 농산물 개방요구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경 기자 cr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