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참여정부 시절의 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인 ‘이지원’에서 삭제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대화록)이 ‘완성본’에 가깝다고 보고 있으며 구체적인 삭제 및 미이관 경위 등을 캐고 있다.
6일 검찰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광수 부장검사)는 올해 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지원에서 대화록을 삭제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바 있는 조명균 전 안보정책비서관을 지난 5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비서관은 검찰의 내부 소환 일정과 상관없이 자진 출두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오는 7일 임상경 전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을 소환, 회의록의 삭제 또는 국가기록원 미이관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임 전 비서관은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7년 12월까지 기록관리비서관을 지내고 초대 대통령기록관장을 맡아 ‘이지원’을 관리하고 ‘대통령기록물 이관’ 준비를 주도한 인물이다.
우선 소환 대상자에는 이창우 전 제1부속실 수석행정관, 이지원 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민기영 전 업무혁신비서관, ‘봉하 이지원’ 구축에 관여한 연설기획비서관 출신의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부 본부장 등이 포함돼 있다.
검찰은 현재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등 관계자 30여명을 순차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회의록 삭제를 누가 왜 지시했는지, 또 회의록을 국가기록원 이관 대상으로 분류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등이 수사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관 회의에서 삭제 등을 직접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박성수 변호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이 이지원에 있는 자료를 삭제하라는 지시는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책자로 된 종이문서를 ‘남기지 말라’는 말씀은 하셨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또 “‘저는’ 같은 표현을 ‘나는’으로 고치고 한 것은 통상 처리하던 관례대로 정정한 것”이라며 “정상회담 후 언론브리핑 할 때 그런 표현을 통상 정정해서 하는 것이 관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자신을 '저'라고 표현한 부분을 바꾼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녹취가 정확하지 않아 부정확하고 오류도 있었다. 이재정 (당시 통일부)장관이 얘기한 것을 백종천 (외교안보정책)실장이 한 것처럼 (기록)된 것도 고쳤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나 노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회의록을 생성한 뒤 국정원에 보관하기까지 과정을 소상히 알고 있는 김만복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해선 이달 중순 이후 소환 일정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특정 인물의 소환조사 여부를) 얘기할 수 없다. 자꾸 (수사가) 훼손이 돼서 그런다. 소환하더라도 다 비공개다. 본인들이 원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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