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도래 회사채, 기업· 금융시장 ‘시한폭탄’
올해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5.6%에 못 미치는 5.2%를 기록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5년전 보다 경영 실적이 악화한 것이다.
기업들이 판만큼 거둬들이는 이익이 줄어들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영상태는 최악으로 치닫고 부도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661개 기업이 쓰러졌다. 특히 서비스업 부도율은 56.5%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것은 신호탄에 불과하다. 메가톤급 악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만기를 앞두고 있는 회사채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는 43조원, 내년에는 사상 최대인 4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상위 30대 재벌그룹의 올해 하반기부터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는 총 80조9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하반기 만기액 9조7050억원을 시작으로 2014년 119조2550억원, 2015년 18조930억원, 2016년 13조7020억원, 2017년 이후 20조1850억원 규모로 도래한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우량기업의 경우 회사채 만기에 별 영향은 없지만 부채비율이 높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은 당장 회사채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쓰러진 STX는 내년 말까지 1조6700억원의 회사채를 막아야 한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은 올 하반기 4440억원 포함 오는2015년까지 총 1조4980억원의 회사채를 갚아야 하는 형편이다.
재벌닷컴은 “부채비율이 높거나 재무구조가 허약한 기업은 회사채로 유동성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자금을 조달하는데 활용한 ‘달콤한 사탕’인 회사채가 이제는 기업에게 유동성 위기라는 ‘독(毒)’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 길어지는 불황 등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는 기업으로서 난국을 타개할 비책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웅진그룹, STX그룹, 동양그룹이 차례로 유동성 위기로 쓰러지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어서다.
정부 역시 기업의 유동성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가 순순환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금 조달이 더 원활하게 돼야 한다”면서 “기업 자금 문제는 정부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상은 기자 cse@
뉴스웨이 조상은 기자
cs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