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프라다 지갑 등 불법 리베이트 제공한 동화약품 과징금

동화약품이 병·의원 의사들에게 제공한 지갑 리스트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공정위는 자사 약품을 처방해 주는 대가로 전국 1124개 병·의원에 고가의 사치품 지갑 등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동화약품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8억9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키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지난 2009년 본사차원의 판촉계획을 수립한 후 품목별로 판매목표액을 설정하고 병의원에 일정 비율로 금품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2010~2011년 메녹틸, 이토피드 등 13개 품목 처방대가로 종합병원과 개인의원에 영업추진비, 랜딩비(처방개시 대가) 명목으로 판촉예산을 할당했다.

그 외에 제품설명회와 자문료 등에 대해서도 예산을 별도 편성했다.

동화약품은 이에 따라 병의원의 처방실적을 월별로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처방사례비를 선지원(GS)하거나 후지원(B)하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현금이나 상품권, 주유권 뿐 아니라 의사 거주 원룸의 임차보증금이나 월세, 관리비를 대납한 사례도 있었다.

일부 의원들은 1000만원 상당의 홈씨어터와 골프채를 요구해 제공받았으며 2011년 11월 출시된 신약에 대해서는 처방을 약속한 의원에 대해 루이비통, 프라다 등 명품 지갑을 제공했다.

저가구매 인센티브 명목으로는 병원(재단)에 현금을 제공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 외에도 제품설명회나 해외학회 명목으로 리베이트 지원도 이뤄졌다. 협회의 학회모집 공고 전에 제약회사가 참석학회 및 참가의사를 선정하고 사후에 참석비를 정산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부당고객유인행위에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8억98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 고발키로 했다.

의료법 개정에 따라 2010년 11월부터 리베이트 제공행위에 대해서는 쌍벌제가 적용된다. 리베이트를 받은 병의원도 제재를 받게 된다는 거다.

공정위 관계자는 "쌍벌제 시행 이후에도 제약업계 불법 리베이트 관행이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위반행위를 보건복지부, 식약처, 국세청 등 관련기관에 통보해 관련업무에 참고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화약품은 2012년 말 기준 자산총액 3243억 원, 매출액 2234억 원 규모로 일반의약품 가스활명수, 후시딘과 전문의약품 아토스타정, 록소닌정 등 300여개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는 중견제약업체다.

이주현 기자 jhjh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