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업체에 밀려 선두그룹 진입 실패···구글 의존도 높아질수록 하청업체 신세
구글의 레퍼런스폰 ‘넥서스5’가 22일 본격 출시했다. LG전자가 제작한 넥서스5는 구글의 최신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4.4 킷캣을 최초로 탑재한 제품이다.
앞서 LG전자는 구글과 협력해 ‘넥서스4’를 출시했고 이는 스마트폰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LG가 지난 1분기 사상 최초로 스마트폰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하며 세계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LG전자는 지난 3분기 중국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다시 5위로 주저앉았다.
새롭게 출시한 넥서스5는 LG전자가 다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구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에 차질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LG전자는 옵티머스G의 성공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자신감을 회복했고 G시리즈를 통한 프리미엄 전략을 본격적으로 내세웠다. 특히 지난 8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LG G2’는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으며 삼성·애플에 맞설 프리미엄폰으로 내세웠다.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G2를 기반으로 제작된 넥서스5가 G2의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자국 시장을 바탕으로 중저가 시장에 승부를 걸며 LG전자를 따돌리고 있다. 중국 최대 이통사 차이나모바일이 다음달 18일 4세대 서비스를 본격 시작하면 중국 업체들이 더욱 득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로서는 삼성과 애플의 벽을 넘지 못하고 후발주자에게 자리를 내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앞서 모토로라, 노키아, 블랙베리, HTC 등도 삼성과 애플을 뛰어넘지 못하고 결국 후발주자들에게 자리를 내주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특히 HTC는 구글 최초의 레퍼런스폰 ‘넥서스1’을 제작하면서 스마트폰 업계의 샛별로 떠올랐지만 선두그룹 진입에 실패하면서 결국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LG전자가 넥서스4로 선두권에 오른 뒤 중국업체들에 밀려나고 있는 모습의 HTC의 추락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LG전자로서는 ‘구글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구글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면 구글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고, 독자적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펼쳐나가기도 쉽지 않았음이 올 한해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의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계열사들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며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LG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 생존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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