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디젤車 홍수 속 현대차 아반떼 디젤 이례적 선전 ‘눈길’

현대자동차가 지난 8월 기존 가솔린 라인업에 디젤 모델을 추가해 출시한 '더 뉴 아반떼'.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디젤 세단 ‘아반떼 디젤’이 수입 디젤차와의 경쟁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25일 현대차에 따르면 디젤 모델을 포함한 라인업으로 지난 8월 새롭게 출시된 ‘더 뉴 아반떼’의 판매량 중 디젤 모델의 비중이 10월까지 15%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디젤 모델의 구체적인 판매량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아반떼 전체 판매량이 8월 7905대, 9월 9185대, 10월 8521대 등 2만5661대인 점에 비춰볼 때 약 3800여대 안팎이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계약 물량 기준으로는 디젤 모델 비율이 20%를 약간 밑도는 수준이라 예상치(판매 비중 20% 이상)보다는 약간 못 미치지만 지금의 판매세를 감안할 때 앞으로 판매 비율이 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디젤 국산차는 스포츠용 다목적 자동차(SUV)와 경·소형차를 중심으로는 많이 판매됐지만 중·대형 세단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아반떼도 지난 2005년 뉴 아반떼 XD 모델 시절 1.5리터 U 디젤 엔진을 얹은 모델을 출시했으나 시장의 외면 속에 2009년 사라진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업계 안팎에 불고 있는 디젤 모델에 대한 선풍적 인기를 타고 아반떼 디젤도 이례적 순항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이런 호응에 힘입어 지난 10월 디젤 차종의 최고 등급 모델인 ‘디젤 프리미엄’을 추가로 출시했다. 가솔린 모델에만 반영하던 ‘어드밴스드 주차조향 보조시스템’ 등의 옵션을 디젤 모델에도 넣어 출시한 것이다.

아반떼 디젤의 이런 성공은 국산 중·대형 세단 디젤 모델의 판매 시장 형성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아반떼의 성공을 발판 삼아 쏘나타와 그랜저도 디젤 모델 수요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독일 빅4 브랜드(BMW·폭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 등 수입 브랜드의 디젤 열풍을 이기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지난 10월 기준으로 집계한 수입차의 디젤 모델 비중은 66.6%에 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입차=디젤’란 공식이 이미 소비자들에게 일반화돼 있지만 아반떼의 경우 가솔린 차로 인식이 굳어져 선뜻 디젤을 선택하지 않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도 “국산 디젤차 성능이 많이 좋아졌지만 연비 등 효율성 측면에선 아직 외국 브랜드에 비해 밀리는 게 사실”이라며 “국내 업체도 이런 면을 꾸준히 보강해 상품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