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부재’가 트레이드마크인 최고권력자 치하에서 1년이 흐른 지금, 나라가 철도를 비롯한 민영화 논란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안녕들’ 대자보 열풍은 마른 장작에 불을 붙인 듯 전국 대학교를 넘어 온·오프라인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학생들은 너도 나도 대자보를 내걸며 각자 자신들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시원스레 쏟아냈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의 존재로부터 위안을 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년여 전 대선을 앞두고 전체 유권자의 40%에 달하는 2030세대를 끌어안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당시 내건 공약만 해도 소득 연계 맞춤형 반값등록금, 행복 주택 건설, 스펙 초월 청년 취업센터 등 교육·복지·일자리에 초점을 맞췄다.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1월에는 역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최초로 청년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표를 달라던 박 대통령은 ‘안녕’하지 못하다는 이들의 아우성에는 무섭도록 냉정한 모습이다. 공약 실천은 둘째치더라도 민영화 논란에 대한 입장을 명쾌하게 밝혀주길 기대했던 이들의 바람에 박 대통령은 민주노총에 공권력을 투입하고 ‘강경 원칙론’을 재천명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박 대통령 뿐 만이 아니다. ‘안녕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 대해 청와대와 박근혜 정부의 그 어떤 인사도 아직까지 진심어린 걱정이나 위로의 말 한 마디조차 건넨 바가 없다.
‘박근혜 키즈’였던 이준석·손수조의 발언은 단순한 볼멘소리가 아닐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도 4년이나 남았다. 소통 요구에 눈과 귀를 막았던 MB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레임덕의 수렁으로 빠져들게 됐는지 고민해볼 시점이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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