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임세령 상무가 지난해 임원 자리에 오른데 이어 차녀 임상민 대상그룹 부장이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임 명예회장의 두 딸이 나란히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대상그룹이 30년 만에 3세 경영 승계 작업에 나섰다는 관측과 함께 임상민 상무가 경영권 승계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6일 대상그룹은 임상민 부장을 기획관리본부 부본부장(상무)으로 승진하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임상민 상무는 2007년 대상그룹 계열사인 유티씨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부 차장으로 최초 입사해 2009년 대상 PI본부 차장, 2010년 대상전략기획팀 차장을 거쳤다
이후 2010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MBA 과정을 마친 후 지난해 10월 대상 기획관리본부로 복귀해 경영 전반에 관한 업무들을 익혀왔다.
특히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프로젝트 검토 등 그룹의 주요 업무를 담당하며 실무를 익히고 경영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2016년 대상그룹의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두 딸이 모두 임원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창립 60주년에 맞춰 경영권 승계가 이뤄진다면 1956년 창업한 대상그룹은 임대홍 창업회장으로부터 30년 만에 경영권을 물려받은 임 명예회장에 이어 또 다시 30년 만에 3세로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것이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임세령 상무와 임상민 상무의 경영권 승계 경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임상민 상무가 앞으로 경영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민 상무는 대상그룹의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지분 38.3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언니인 임세령 상무(20.41%)보다 지분이 많다.
지난 2005년 대상홀딩스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로 변경된 후 임상민 상무는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다.
임상민 상무가 199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당시 사장)과 결혼해 지난 2009년 11년간의 결혼 생활을 마무리하고 이혼했다. ‘출가외인’ 기간을 보냈던 임세령 상무보다 임상민 상무가 지분이 많은 이유다.
하지만 임세령 상무가 다시 대상가에 돌아온 이후에도 임 회장은 장외거래를 통해 대상홀딩스의 지분 6.73%(총 250만주)를 임상민 상무에게 양도했다. 임상민 상무에 대한 임 회장의 애정과 마음씀씀이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임상민 상무는 그룹 경영을 이어받기 위해 안팎으로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임상민 상무는 지난 2009년 입사한 뒤 대상 내에 경영혁신과 기획업무를 맡는 등 언니인 임세령 상무보다 실무에 밝고, 현재 그룹의 핵심부서에서 업무를 보고 있어 그룹의 전반적인 상황을 꿰뚫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영국 런던비즈니스 스쿨에서 MBA 과정까지 이수했다.
임세령 상무도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지만 뉴욕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는 등 기업 경영과는 다른 과정을 이수했다.
현재 맡은 업무도 임세령 상무는 식품 부문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획, 마케팅, 디자인 등을 총괄하고 임상민 상무가 그룹의 전략기획 등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임세령 상무는 그동안 경영에 큰 성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룹 입사 전부터 외국법인 외식 계열사인 대상HS를 이끌어 온 임세령 상무는 세 차례 외식업에 도전했지만 뚜렷한 경영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원 승진 시점도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임세령 상무와 임상민 상무는 나이차는 3살 차이지만 임원 승진 연도 차는 단 1년 밖에 차이나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임상민 상무가 최대주주이자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어 어린 나이지만 차기 그룹의 경영권을 이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창욱 회장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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