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에 이어 TV 마저 최근 3년 하락세, 모바일 내년부터 하락할 전망
PC시장에 이어 TV마저 매출액이 최근 3년간 연속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거기에 모바일 시장마저 포화기에 접어 들어 전자업계는 ‘긴축’·‘비상’체제로 전환하고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19일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TV 시장 매출액은 1000억 달러로 전년대비 9.9% 감소했다.
TV는 2010년 1177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1172억 달러(-0.4%), 2012년 1110억 달러(-5.3%)를 기록했다.
1980년대 IT·전자 산업을 주도해온 PC 산업은 내리막길로 접어든 지 오래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PC 매출액DMS 1949억 달러로 2012년(2192억달러)대비 11.1% 줄었다. 올해도 1845억 달러로 5.3% 줄면서 감소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모바일 시장은 지난해 매출액이 3101억 달러로 전년(2541억달러)대비 22.0% 증가했으나 올해는 3394억 달러로 9.5%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IHS는 모바일 시장이 올해를 정점으로 2015년 3342억 달러(-1.5%), 2016년 3275억 달러(-2.0%), 2017년 3194억 달러(-2.5%)로 후퇴할 거라 전망했다.
10년 가까이 고속 성장을 해온 TV 시장도 포화 상태에 도달하면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스마트 TV, UHD TV 등 제조사들은 새로운 TV 시장 활성화로 인해 TV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브라운관 TV에서 평판(LCD·PDP) TV로의 전환과 같은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한 이전의 성장세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제2의 IT붐’을 일으켰던 모바일기기 시장마저 빠르게 성숙기에 접어들어 업계는 수익을 낼 ‘캐시카우’ 제품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모바일기기의 트렌드가 중저가의 합리성을 띈 제품으로 기울면서 판매단가도 하락해 업체들은 매출과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모바일기기 시장의 성장 둔화로 인한 영향은 지난해부터 이미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60∼70%를 휴대전화 사업에서 올리는 삼성전자에서 반응이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모바일 사업이 담당하는 만큼 비중이 크다. 2011년까지만 해도 10%를 밑돌던 영업이익률이 급상승해 지난해 3분기 17%를 넘어섰다.
그러나 4분기에 14%로 떨어지며 수익성이 눈에 띄게 저하됐다. 이로 인해 매출액은 전분기와 거의 변동이 없었으나 영업이익은 18% 이상 급감했다.
PC와 TV 시장 침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IT·전자산업 전반의 성장엔진 가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상황 변화에 대응하고자 최근 계열사와 협력사에서 공급받는 부품 단가를 낮추고 운영비와 마케팅비를 줄이는 등 전사적으로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전략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셰프컬렉션’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가전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지난 MWC2014에서 삼성전자는 출고가 미정인 2014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의 가격에 대해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불안한 상황”이라며 “기존 체제 유지로는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도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를 절체절명의 시기라고 규정하면서 위기극복을 위한 실행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LG전자는 지난주 기존 단독 대표이사인 구본준 부회장과 함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도현 사장을 자금관리와 준법감시 업무를 책임질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해 복수 대표이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점점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펼치는 데 따르는 각종 위험에 대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최근 전략 스마트폰인 G시리즈로 제품 경쟁력은 확보했지만 수년간 상실했던 휴대전화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만회하고자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 부담이 크다.
지난해 스마트폰 매출이 처음 1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세계 3위로 올라섰지만 시장점유율은 5% 미만으로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3사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꼽혔던 팬택은 극심한 자금난으로 다시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박정은 기자 peregrino@
관련태그
뉴스웨이 박정은 기자
peregrino@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