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당선으로 드러난 숨은 키워드 ‘자식농사’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 후보가 13곳서 당선이 확실시되며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 지은 서울 조희연 후보를 비롯해 총 13곳에서 진보 교육감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보수 교육감 당선이 유력한 곳은 경북·울산·대구·대전 등 4곳뿐이다.
부산에서는 진보 단일화 후보인 김석준 후보가 34.7%로 현직 임혜경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유력하다. 인천에서는 개표 초반 이본수 후보와 1위 다툼을 벌이던 이청연 후보가 32%의 득표률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경기에서도 이재정 후보가 36.4%를 득표하면서 조전혁 후보(25.8%)를 여유있게 앞질렀다. 경남지역은 박종훈 후보가 39.4%의 득표율을 기록해 고영진(30.1%), 권정호(30.5%)를 상대로 승리했다.
현직 교육감들도 보수 진영의 문용린(서울), 임혜경(부산), 고영진(경남) 후보 등이 낙선한 반면 진보 성향의 장휘국(광주)·민병희(강원)·김승환(전북)·장만채(전남) 후보가 모두 재선을 이뤄냈다.
진보교육감이 강세를 보인 가장 큰 이유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다. 정부여당과 현 교육시스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이 승패를 좌우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참사에서 보여준 정부와 교육당국의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모습 탓에 유권자들이 보수 후보를 외면했다”며 “교육감 선거의 경우 정당 공천이 없으나 유권자들에게 보수 후보들은 현 정부와 새누리당과 같은 세력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분석했다.
진보 교육감의 대약진은 후보 단일화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보성향 교육감들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전국 17개 지역 중 13곳에서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계 한 관계자는 “진보 교육감들이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기록한 곳이 별로 없다”며 “보수 후보들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숨겨진 키워드는 ‘자식 농사’라는 분석도 있다. 이는 ‘교육 대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후보로 나섰던 고승덕 후보가 친딸의 SNS폭로로 엄청난 타격을 입으면서 불거졌다.
줄곧 조희연 후보와 10%p이상 격차를 벌리던 고 후보는 친딸의 SNS글 하나로 무너졌다. 고 후보 딸의 폭로성 글은 고 후보 외에도 다른 보수진영 교육감 후보들에게도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면 선거전 초반 지지율 10% 내외에 불과했던 조 후보는 아들의 진심어린 글이 SNS상에서 폭발적인 화제를 얻으며 결국 당선까지 이르는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박정용 기자 morbidgs@
뉴스웨이 박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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