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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전면 재검토’ 촉구··· 정부 진화 나서나

경제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전면 재검토’ 촉구··· 정부 진화 나서나

등록 2014.07.16 10:12

수정 2014.07.16 10:20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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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현실고려 2020년 이후 시행·배출전망치 재산정 등 요청

박찬호 전경련 전무가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피런스센터에서 열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경제계 의견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박찬호 전경련 전무가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피런스센터에서 열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경제계 의견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경제계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와 관련해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며 입장을 발표했다. 정부는 급하게 행사에 참석하며 토론회를 제안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15일 전경련 등 23개 경제단체는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경제계 의견’을 발표하고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될 경우 산업경쟁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는 업체별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할당해 그 범위에서만 배출하되 만약 할당된 배출량을 넘기거나 여분이 생길 경우 다른 업체와 이를 사고 팔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날 경제계의 입장을 전한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대내외 경제 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내년 1월부터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될 경우 산업경쟁력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면서 “시행에 앞서 정책 실효성 및 현실적인 여건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제도 수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전무는 정부에 경제계 입장을 수렴한 3가지 요청을 했다.

박 전무는 첫번째로 “국제동향을 감안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시행을 2020년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 세계가 동시에 협력해야 효과적 대처가 가능한데 이산화탄소 배출 상위국인 중국, 미국, 일본 등이 시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시행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박 전무는 두번째로 “국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의 산정 근거를 명확히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배출권 거래비용은 기업 입장에서는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이며 따라서 기업에 금전적 의무를 부과하는 부담금에 대해 명확한 산출근거가 제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계는 배출권거래제 시행으로 2015~2017년 3년간 최대 27조5000억원을 추가 부담할 수 있어 생산 및 고용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 전무는 세 번째로 “국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를 전면 재산정해 달라”고 부탁했다. 배출권 거래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할당량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초자료인 배출전망치가 정확히 산정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정기철 한국철강협회 상무는 “포스코 광양 고로, 파이넥스를 비롯해 철강업계에서는 최근 800만톤 이상이 증설돼 새롭게 가동되는데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는 반영이 안된 상태”라며 “당장 할당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키려면 공장가동을 줄여야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정 상무는 “철강업계가 요구하는 것은 신증설하는 부분에 대해서라도 전망치를 수정해 재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철강업계는 중국, 일본등과 생존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어 배출권거래제를 통해 8000억원에서 4조원까지 추가 부담금이 발생할 경우 경쟁력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종희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배출권거래제 시행과 관련해 업계에서 조사를 해보니 3년간 1조7000억 정도의 기업부담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배출권거래제 산정에 대해 정부는 ‘기업이 말하는 손실이 정말 맞을까’하는 불신을 하고 있고 기업도 정부 정책에 대해 못 믿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상무는 “이런 소통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며 “정부가 직접나서 애로사항과 피해량에 대해 명확히 하고 문제가 확인 되면 배출권 재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정부에서는 배출권 거래제에 대해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약속을 했기 때문에 꼭 지켜야 하며 배출총량 역시 국무회의에 보고 돼 더 이상 손대기가 어렵다는 원칙론을 펴고 있다.

한편 이날 예정된 경제계의 입장발표를 앞두고 정부에서는 급하게 이번 행사 참석을 통보해 왔으며 발표 이후 비공개로 토론회를 진행하자는 제안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를 주최한 전경련측에서는 부랴부랴 행사 진행순서를 바꾸는 등의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토론회에는 이찬우 기획재정부 국장,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최흥진 환경부 국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재계 반발이 확산되자 정부가 급하게 진화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라며 “정부 역시 2기 경제팀이 새롭게 나서며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재계의 반발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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