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배 박사 “현재 이통사 통신비 내릴 여력 충분하다”

한현배 카이스트 통신공학 박사, 국내 이통사 수익구조 문제 지적

현재 이동통신사들의 수익구조 및 단말기 가격 등을 고려했을 때 반값 통신비를 실현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현배 카이스트 통신공학 박사는 23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단통법 관련 토론회를 통해 “지금의 이동통신 시장은 고가폰과 고가요금제 중심으로 단말기 가격이 턱없이 높다”며 “단통법 시행을 계기로 설비비나 영업비, 인건비 등 과도하게 계산된 부분들을 바로잡으면 통신비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 박사는 국내 이통사들의 수익구조에서 설비비와 영업비, 인건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장이 과점상태인데도 이통사들의 영업비 비중이 매출의 25~34%에 이를 정도로 지나치게 높고 우리나라가 좁은 국토면적에 높은 인구밀도를 갖는 동시에 통신망이 LTE로 전환하면서 효율성이 수십배 높아졌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이미 서비스나 품질에서 같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이통사들의 경우 완벽한 아웃소싱이나 제휴로 사업비용을 절감하는 등 신규 통신서비스 사업자에 대한 경쟁을 허용한다면 영업비는 획기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한 박사는 강조했다.

제조사의 단말기에 대해서는 이미 피처폰에서 한단계 뛰어넘어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선 만큼 더 이상의 기술발전이 없으니 새로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마존이 캔들로 돈을 벌려고 하지 않고 샤오미가 실제 단말기 판매로 버는 마진이 1.5~2%에 불과한 만큼 단말기 자체로 돈을 벌려는 마인드는 버려야한다는 것이다.

한 박사는 “샤오미는 작년에 중국 6위였다가 지금은 중국 1위지만 순이익을 1.5%에서 2%만 보고 소프트웨어로 돈을 벌려고 한다”며 “이는 마치 차량내비게이션이나 MP3에서 중소기업이 선방한 것과 같은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말기 제조사들도 이러한 흐름과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샤오미 같은 기업은 거대 기업의 단말 유통시장 장악에 맞서 치고 나오는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 박사는 “단통법 이후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증가할지, 통신사나 제조사 수익이 되려 좋아질 지 등은 미지수지만 샤오미 같은 저가형 보급 스마트폰들이 치고 나온다면 반값 통신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아연 기자 cs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