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차기 부회장 자리를 놓고 물밑경쟁을 벌이는 윤부근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과 신종균 IM(IT·모바일)부문 사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신 사장이 두문불출하고 있는 사이에 대외활동을 늘리는 윤 사장이 급부상했다.
윤 사장과 신 사장은 삼성전자 최대 라이벌이다. 윤 사장은 신 사장보다 3살 많고 입사는 6년 빠르고 사장 승진도 1년 앞섰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난해 나란히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 때문에 부회장 직함을 누가 먼저 달지를 놓고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신 사장은 ‘갤럭시 신화’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실적 주도하면서 그동안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는 두 사람의 연봉 차이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차등지급하고 있는 만큼 연봉이 높다는 것이 곧 실적에 대한 성적표를 의미한다.
신 사장은 올 상반기에 총 113억4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직급이 높은 권오현 부회장(53억7400만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반면 윤 사장은 28억8600만원으로 신 사장의 4분의 1 수준이다.
윤 사장과 신 사장의 보수 차이는 결국 두 사람이 이끌고 있는 사업부의 실적차이다. 올해 상반기 받은 성과급은 지난해 실적과 관련이 있는데 IM부문은 삼성전자가 벌어들인 36조8000억원 가운데 25조원을 책임졌다. CE부분의 영업이익은 전체의 4.5%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흔들리면서 IM부분의 실적도 추락하고 있다. 특히 신 사장은 갤럭시S5의 프리미엄 모델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다가 뒤늦게 ‘갤럭시S5 광대역 LTE-A’ 모델이 출시되면서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후 대외신인도에 금이 간 신 사장은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두문불출하고 있다. 신 사장은 지난 2월 갤럭시S5 발표 행사에 참석한 뒤로 7개월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달 공개한 갤럭시노트4의 발표 행사에도 신 사장은 없었다.
반면 윤 사장은 꾸준한 대외활동으로 삼성의 간판 CEO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2’에서도 삼성전자 대표이사 3인방(권오현·윤부근·신종균)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해 기조연설을 맡으며 해외 언론의 주목도 받았다.
윤 사장은 내년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자가전 전시회 CES에서도 기조연설을 맡게 됐다. 윤 사장이 CES에서 기조연설을 맡는 것은 지난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다.
주최 측은 윤 사장에 대해 “1978년 삼성전자 입사 이래 2007년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을 이끌며 8년 연속 업계 최정상에 올려놓았다”며 “영상디스플레이는 물론 디지털 가전제품, 프린팅 솔루션, 의료기기 등을 포괄하는 삼성전자 CE부문의 CEO”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 사장에게도 영업이익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 올 상반기 TV를 주력으로 하는 CE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포인트 하락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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