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국회 비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선거구 개편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선거구 개편을 명한 지금이 정치개혁의 골든타임”이라며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와 대통령·광역단체장 선거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선거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지금의 단순다수제와 소선거구제의 결합은 거대 양당이 잘못된 정치를 해도 늘 2등을 보장해주는 구조”라며 “정치개혁특위를 즉시 구성해 정의당의 제안과 도농복합 선거구·중대선거구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정책위원회 의장도 “표의 등가성을 높이고 비례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선거제도 도입이 우리나라 정치개혁의 핵심 사안”이라며 “유권자의 표심을 정확히 반영하고 정당의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처럼 진보정당들이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는 것은 현재 적은 의석수와 영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행 소선거구제에서는 1개 선거구에 국회의원을 1명만 선출하지만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될 경우 복수의 의원을 선출할 수 있어 진보정당의 의회 진출이 수월해지게 된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마찬가지다. 독일식으로 지역 대표와 비례대표를 1대 1로 할 경우 진보정당은 지금보다 많은 의석을 점할 수 있다. 이 제도대로라면 지난 2012년 총선에서 10.1%를 얻은 통합진보당은 총 의석수 300석의 10.1%인 30석을 가져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당장 손해가 극심할 수밖에 없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이를 순순히 허용할 가능성은 낮다.
여기에 제도 자체의 한계성과 역기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력정당끼리의 나눠먹기로 신규 정당 진입을 어렵게 하고 현역의원의 재선을 쉽게 할 것이란 우려가 있으며, 군소정당들의 무분별한 난립과 ‘묻지마 합당’ 등의 행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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