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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문제, 어떻게 풀까

[三星 이재용 時代]지주사 전환 문제, 어떻게 풀까

등록 2014.11.11 07:44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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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핵심계열사 삼성SDS·제일모직 잇딴 상장두기업 3세 지분율 높아···지주사 논의 본격화 전망지주사 전환시 이 부회장 삼성電 지배력 확대 효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SDS와 삼성그룹 내에서 지주회사의 역할을 해 온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이 주식시장 상장을 앞둔 상황에서 다시금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출범 여부가 재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SDS는 오는 14일에 상장되고 제일모직은 12월 18일에 상장된다. 특히 삼성SDS에 대한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는 뭉칫돈이 쏟아지는 등 관련 이슈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지주사 전환 문제, 어떻게 풀까 기사의 사진


잠잠했던 지주회사 전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제일모직의 상장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제일모직이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오는 12월 18일 이후부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분할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통한 지주회사 출범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모직은 삼성 지배구조(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의 정점에 있는 계열사다.

이 회사는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 오너 3세 3남매의 지분율이 41.8%에 이를 정도로 오너의 영향력이 크다. 그중 이 부회장은 현재 25.1%의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현재 상황에서는 삼성전자를 사업회사(삼성전자)와 투자회사(삼성전자홀딩스)로 분할한 뒤 제일모직과 1대3 수준으로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제기되고 있다.

삼성 지주회사 출범은 여러 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순환출자구조 중심의 이건희 회장 체제에서 3세 경영 체제로 넘어간다는 징표로서의 의미가 있고 계열사 간의 지분 구조를 투명하고 명료하게 개편할 수 있다는 점의 의미가 있다.

특히 현행법이 신규 순환출자를 제한하면서도 지주회사에는 각종 세제혜택을 주고 있는 만큼 지주회사 전환이 시대의 흐름이라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되고 지분 정리 작업에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삼성이 실질적으로 얻게 될 이익의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삼성전자 분할과 합병, 지주회사 전환 등 일련의 과정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도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시장에 공개된 제일모직이 상장 후 삼성전자 투자회사와 합병할 경우 이 부회장의 합병법인 지분율은 약 7∼8%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기존 삼성전자의 지분율이 0.6%였던 것을 감안하면 분할과 합병 이후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훨씬 커지는 셈이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보인 금융계열사 지분 취득도 지주회사 출범과 경영권 승계 과정의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월 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을 각각 0.1%씩 취득하며 대주주(이건희 회장)의 특수관계인 지위를 얻게 됐다.

특수관계인 지위를 얻을 경우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넘겨받기가 수월해지고 삼성전자의 분할과 합병 과정에서도 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지위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의 금융계열사 주식 취득을 지주회사 출범과 연관 짓는 정황이 많다.

물론 현재의 순환출자구조를 유지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지분율 25.10%)으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지배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삼성 스스로 순환출자구조를 끊겠다는 선언을 했고 금산분리 원칙에도 어긋나는 면이 있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

재계 안팎에서는 천문학적인 자금 지출을 피하려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어느 정도 저점으로 내려와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해 내년 초 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주회사 전환 이후 이 부회장 등 이 회장의 세 자녀들이 LG그룹이 행했던 방식으로 계열분리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성이 매우 떨어지는 의견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정작 삼성이 지주회사 전환 계획에 속도를 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삼성그룹 측은 “실익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주회사를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라며 “당분간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없다”는 뜻을 강하게 전하고 있다.

어느 정도의 지분 정리는 있을 수 있겠지만 지주회사로의 인위적 전환은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삼성의 설명이다.

그러나 재계와 증권가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경영 승계 마무리와 지배구조 단순화를 위해서 결국은 삼성이 지주회사로의 변화를 꾀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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