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北 개발에 5000억달러 소요, 증세없이 조달해야”은행권 통일 관련 금융상품 출시 ‘봇물’···통일비용 마련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대박론’과 ‘드레스덴 선언’ 등 통일 준비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시중은행들은 예금과 적금 이용만으로도 통일 관련 단체를 돕거나 재원을 쌓을 수 있는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 신제윤 “통일은 최대 기회, 금융권의 통일금융 준비 서둘러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9일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한반도 통일과 금융’ 컨퍼런스에서 한반도 통일과 금융의 정책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았다.
금융위가 지난 5월 기획재정부, 통일부, 한국은행, 산업은행, 금융연구원 등이 참여한 ‘통일금융 태스크포스’를 발족해 운영한 결과물이다.
홍기택 KDB금융그룹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준비없이 맞이하는 통일은 엄청난 부담인 만큼 냉철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정책금융공사와 함께 통일시대를 대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독일재건은행(KfW)과의 공동 워크샵을 통해 통일 준비과정에 대한 노하우를 체득했다”며 “통일시대를 앞당기고 통일대박을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과 발제를 맡은 신제윤 위원장은 “통일은 한국 경제에 유사 이래 최대의 기회”라며 “앞으로 공허한 통일 논의는 지양하고 금융 부문에서 실질적·구체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북한개발을 위한 재원규모는 약 50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통일 재원은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정책금융기관, 민간투자자금, 북한 자체 창출 재원을 통해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해외 ODA를 통해 170억달러의 개발재원을 확보하고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해 2500~3000억달러를 조달한다. 또 한국해외민간 투자자금으로 약 1072~1865억달러를 유치하는 한편 북한지역 세수 및 자원개발 이익 등을 통해 1000억달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중앙집중체제에서 가격중심 시장체제 전환을 위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적인 정착이 필요하다”며 “초기에는 직접금융보다 간접금융 육성에 정책역량을 집중하면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체제 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고인플레, 고실업, 외채 문제 등 거시경제문제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실패한다면 안정적인 통합은 기대할 수 없다”며 “따라서 거시금융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금융정책 운영방안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 은행권 통일연계 상품 출시···통일금융 연구조직도 신설
시중은행들도 통일과 연계한 예·적금 등 통일금융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통일비용을 마련하는가 하면 연구 전담조직을 구축하는 등 정부의 통일금융 정책 추진에 화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대이자를 대한적십자에 기부해 통일기금 조성에 사용하는 ‘우리겨레 통일’ 입출금통장·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이후 4개월 만에 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
국민은행은 실향민과 북한이탈주민, 개성공단 입주 임직원에게 우대이율을 제공하고 이자 일부를 통일 관련 단체에 기부하는 ‘KB통일기원적금’을 선보였고, 농협은행도 지난 9월 지난 23일 남북농업 협력을 지원하는 ‘통일대박 정기예·적금’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통일금융연구회’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연구회에서는 통일 전후를 대비한 경영전략 수립과 통일금융 사례 발굴과 남북 경제협력 지원을 위한 관련 상품 개발, 상표권 등록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5월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통일에 대비한 장단기 경영전략 수립은 물론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등 통일금융과 관련한 전반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한다. 아울러 IBK경제연구소에는 ‘통일금융 태스크포스’가 꾸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통일금융 정책에 부응해,북한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 통일시대에 맞는 중소기업 통일금융을 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지하 기자 oat123@
뉴스웨이 이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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